<앵커>
무역 관계에 있어서도 우리나라 수출 길은 그리 평탄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미국 정부가 달러 가치를 낮춘 나라를 대상으로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를 더 부과한다는 이른바 상계관세 규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미중 무역갈등 상황에 나온 극단 조치여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우리나라에 미칠 여파는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송민화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상무부가 자국의 통화 가치를 절하하는 국가에 상계관세 부과 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상계관세는 보조금을 지원받아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수입품이 산업에 피해를 줬다고 판단할 때 수입국이 부과하는 관세를 말합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현지시간으로 23일 성명을 통해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통화 보조금’(currency subsidies)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해외 수출국들에게 알리는 것”이라면서 “다른 나라들은 더 이상 통화 정책을 악용해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불이익을 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특정 국가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도록 환율을 조작해 수출 경쟁력을 얻고 있다고 비판한데다 무역 갈등까지 겪는 상황에 나온 발표라는 점에서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입니다.
<싱크>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중국은 작년에 우리나라로부터 5,000억 달러를 받아냈다. 그리고 그것을 바꾸기 위해 우리는 500억 달러어치의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미국과 같은 조치를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괜찮다. 총알이 훨씬 더 많아 우리는 25퍼센트로 2,000억 달러를 벌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이번 달 들어 이미 2.8% 떨어졌습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위안화-달러 환율이 상승해 올 초 무역분쟁 이후 진정세를 타던 중국 수출품은 가격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대미 수출국을 향해 미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면서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특히, 최근 원화 가치는 꾸준히 하락해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도 높아진 상황이라 이번 상계관세 조치의 불똥이 우리나라로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인터뷰>안덕근 /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자기들(미국)은 한국으로부터 무역 수지적자가 커지는데 한국의 원화가치가 왜 자꾸 떨어지냐...올려라 라고 압박하는 겁니다. 환율은 전 세계 환하고 우리경제 여러 구조적 상황을 봐서 결정돼야 하는데 미국은 미국 상황에만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미국에 대해 구조적으로 굉장히 많은 흑자를 보는 나라들은 아주 입장이 난처한 딜레마에 빠지는 거죠”
이런 가운데 지난 한 달 동안 원화 가치는 4% 넘게 급락하면서 1,200원 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수입 관찰대상국에 중국을 포함해 우리나라와 일본, 인도, 독일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번 미국의 강경 조치로 중국과 함께 우리나라의 입지도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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