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반격…혁신금융 ‘승부수’

고영욱 기자

입력 2019-05-27 17:10  

    <앵커>

    한 때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시중은행들의 반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들 은행은 각자 잘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IBK기업은행에게 인터넷전문은행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상처입니다.

    지난 2015년 SK텔레콤, NHN엔터테인먼트, GS홈쇼핑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다가 좌절을 맛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아픈 상처는 기업은행의 혁신 DNA를 꿈틀대게 했습니다.

    기업은행은 오는 8월1일 창립기념일에 맞춰 새로운 중기금융 플랫폼 B.O.X(박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박스는 ‘기업 운영 전문가(Business Operation eXpert)’라는 뜻의 약자로, 기존 기업은행 모바일뱅킹인 ‘아이-원(I-One)뱅크’와는 전혀 다른 서비스입니다.

    중소기업에 유리한 정책금융상품 추천부터 거래처의 신용정보와 판로 개척을 도와주는 기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박스를 ‘중소기업 금융의 구글’이라고 평가하며 “다른 은행들의 중소기업 서비스를 압도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현했습니다.

    올 초 간편송금으로 유명한 토스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려다 중간에 ‘퇴출’ 통보를 받은 신한금융도 반격 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은 자회사인 제주은행의 모바일 뱅크를 인터넷은행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입니다.

    국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제주’라는 브랜드에 환전을 비롯해 렌터카, 항공권, 호텔 등의 관광 수요를 결합한 특화 금융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입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 계획은, 현재 디지털전략을 추진하는 관련 부서에서 TF까지 꾸려 중점 추진 중입니다.

    인터넷은행 설립을 준비하면서 일깨운 혁신 DNA를 바탕으로 은행들의 반격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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