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박4일 내내 아베에 '밀착접대' 받아..."과잉 접대"

입력 2019-05-28 08:13  

일본을 3박 4일 일정으로 국빈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이즈모급 호위함 `가가` 승선을 끝으로 일본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 짓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골프를 함께 치고 스모(相撲·일본 전통 씨름) 경기를 관람하는 한편 일본 전통 음식점에서 만찬을 즐기며 아베 총리로부터 밀착 접대를 받았다.

두 정상은 이렇게 `브로맨스`를 과시했지만 과한 접대에 대해서는 일본 내에서도 비판론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일을 통해 미일은 굳건한 동맹 관계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베 총리는 `오모테나시(일본 문화 특유의 극진한 손님 접대)`에 힘을 쏟은 끝에 양국 간 무역협상의 결론을 일본의 참의원 선거 이후로 미루는 소득을 얻었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아베 총리 개인과 집권당인 자민당에 정치적으로 유리한 성과일 뿐 미국의 무역 압박 자체를 가라앉힌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이틀째인 26일 이른 아침 조찬부터 시작해 저녁 늦게 만찬까지 하루 종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두 정상은 오전에는 지바(千葉)의 골프장에서 역대 5번째에 해당하는 라운드를 함께 했다.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이들은 웃는 얼굴로 `셀카`를 찍어 트위터에 올리면서 우정을 과시했다.

조찬에 이어 오찬을 함께 한 두 정상은 이어 도쿄(東京) 료고쿠(兩國) 국기관에서 부부 동반해 스모 경기를 관람했다.

격투기 팬인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해 아베 총리가 기획한 `이벤트`로 일본 측은 외국 정상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자리를 스모 씨름판(도효·土俵)의 바로 앞에 위치한 1층의 `마스세키(升席)`에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승자에게 특별 제작한 `트럼프배` 트로피를 수여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편안한 관람을 위해 보통은 양반다리로 앉는 마스세키에 소파를 설치하는 파격을 보였고, 대규모 경호원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정성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줄곧 스모를 보고 싶었다. 리키시(스모 선수)는 상상 이상으로 크고 강했다.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배를 챔피언에게 수여할 수 있어서 감격했다"고 만족해하기도 했다.

저녁 만찬은 번화가 롯폰기(六本木)에 있는 일본식 전통 선술집 `로바다야키` 방식의 레스토랑에서 마련됐다. 1시간여 동안 만찬을 즐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멋진 하루였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27일 연 정상회담은 예정보다 1시간 긴 3시간 동안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저녁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즉위 후 처음 마련한 국빈 만찬에 참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서로를 치켜세우는 발언도 아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아베 총리와 함께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아름다운 국가를 다시 방문해 새로운 일왕이 즉위한 후 첫 국빈으로 따뜻한 환영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고, 아베 총리는 `친구`, `우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트럼프, 고맙다(トランプ, ありがとう)"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정 협상의 타결을 늦추는 성과를 거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간 무역이 불균형 속에 있고 미국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인식을 전과 다름없이 갖고 있는 상황인 만큼 근본적인 갈등 상황은 변함이 없다는 지적도 많다.

아베 정권이 당장 참의원 선거에서 미일 간 무역 문제 때문에 타격을 받을 여지는 줄었지만 선거 후에는 여전히 미국의 무역 개방 공세가 거셀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본의 국익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인 올해 하반기에는 내년 열리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더 가까워지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내 노동자층의 표를 노리고 대일 무역 공세를 강하게 퍼부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아베 정권이 과하게 공을 들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접대`만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 국회대책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관광여행으로 오는 것인가. 아베 총리는 여행 가이드인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뉴욕타임스가 일본의 접대와 관련해 "아베 총리의 미소 외교의 일환"이라고 표현하는 등 미국 언론으로부터도 비슷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서 골프를 치고 스모를 관람한 뒤 로바다야키에서 저녁을 먹었다며 "일본에서의 하루를 관광객으로 보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모 경기장에서 특별 대우를 받아 씨름판 근처의 의자에서 앉은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27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나루히토 일왕의 면담시 미묘한 내용의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왕실을 담당하는 궁내청을 인용한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27일 왕궁에서 나루히토 일왕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스모 경기를 관람한 것과 관련해 "힘이 넘쳐서 훌륭했다"고 소감을 밝혔는데, 이에 대해 나루히토 일왕은 "트럼프 대통령이 본 것처럼 가까이서(마스세키에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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