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키움증권이 요즘 인터넷은행을 비롯해 진출하려는 사업들마다 연거푸 고배를 마시고 있습니다.
몸집은 커졌지만 추진력과 혁신성을 오히려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 1세대 벤처IT기업 다우기술의 자회사인 키움증권.
기존 증권업의 패러다임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꾼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설립 5년 만에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꿰찼고, 2000년 16억원 순손실을 봤던 실적은 지난해 1908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키움증권은 14년째 브로커리지 부문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며,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그동안 혁신, 역발상을 발판으로 성장해 왔다지만, 전통주식시장 침체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대금 규모가 줄고 있는 데다 자본력을 앞세운 초대형IB들이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판도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몸집이 커진 탓일까.
키움증권은 부동산 신탁사, 하이운용 인수전, 인터넷은행 등 올 들어서만 세 번의 고배을 마셨습니다.
특히 하이자산운용은 부동산, 선박 등 대체투자에 강점이 있어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AUM 기준 업계 7위에서 4위로 단숨에 도약할 만큼 매력이 높은 물건이었습니다.
당시 키움증권은 "운용사 라이센스 취득이 아닌 합병을 전제로 했던 만큼, 인력 구조조정 비용까지 감안해 인수가를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결국에는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 손에 들어갔고 이를 두고서 일각에서는 인수 의지와 추진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합니다.
이어 '혁신'을 내세워 도전장을 내민 제3인터넷은행은 혁신성 부족만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자영업자 맞춤형 대출’등의 서비스를 간판으로 내세웠지만, 기존의 카카오·케이뱅크와 차별점이 없고, 준비 자체가 부족해 보였다는 게 외부평가위원회의 내부 평가입니다.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1.8% 증가한 1587억원. 증권가 예상치를 70%이상 웃돌았습니다.
그러나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2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워졌고, 국내 주식 브로커리지에 수익이 집중돼 있는 만큼 체질개선을 제대로 이루려면 과거의 ‘혁신’ DNA를 다시 깨워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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