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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56.5% 환율 급변 수출 반등에 `한계`…마이너스 더 커
- 원·달러 환율 10% 상승해도 영업이익률 0.5%p 개선 그쳐
- 환율 상승 영향 원자재 부담 증가·불확실성 되레 커져
- "최근 환율 급변동 외환시장 안정화·수출보증지원 시급”
#자동차, 조선, 기계 등에 필요한 봉강과 합금철을 생산하는 C사는 철강산업의 특성상 제품원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재료비의 경쟁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최근 환율 급변동에 따라 봉강의 원재료인 BILLET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판매가 조정은 더디고 수출비중이 12% 정도로 크지 않아 원화 약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수출비중이 크지 않은 시멘트 제조 A사는 주 원재료인 석회석을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지만 제품 생산에 필수인 유연탄 수입 비용이 전체 원재료비의 20~30%를 차지하고 있어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출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원재료비 증가가 오히려 영업이익률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이에 대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해 수출증대 등 플러스 효과를 기대한 기업보다는 기업 절반 이상이 원재료비 증가, 신흥국 통화약세로 인한 구매력 하락과 이에 따른 매출 감소 등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을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해도 이에 따른 효과는 영업이익률 개선 0.5%p, 수출 증가율 1%p 상승에 그치는 등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이 2019년 사업계획 수립 시 설정한 원·달러 환율은 1,096.7원이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직전까지 급등해 기업들은 연초 대비 원화가치 6.9% 하락을 경험했고, 조사 시점인 5월 현재, 연평균 환율을 1,147.2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어 연초 설정한 환율 대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출 기업, 환율 10% 상승해도 수출은 1.0%p 증가에 그쳐
설문조사에 따르면 환율이 10% 상승해도 영업이익률이 `영향 없음`이라는 응답한 기업이 32.9%로 가장 많았고 ‘0~2%p 개선’이 17.8%로 뒤를 잇는 등 기업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기업의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된다’는 42.8%, ‘감소한다’고 답한 기업은 24.3%로 조사됐습니다.
환율 상승의 수출 개선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환율 10% 상승시 수출이 ‘늘어난다’는 기업이 47.7%, ‘영향 없다’고 답한 기업도 37.9%로, 수출 개선 폭은 1.0%p로 미미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경연은 환율 상승이 영업이익률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과 관련해 “최근 한국의 산업구조는 기업들이 다변화된 글로벌 공급망을 갖춘 복잡한 생태계”라고 설명하면서 “환율 상승이 가격경쟁력을 높혀 수출이 늘어난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환율 상승이 미치는 가장 큰 영향으로 기업들의 40.1%가 `원자재 재료비용 부담 증가`를 꼽았습니다.
최근 환율 변동으로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묻는 문항에 ‘원자재 재료비용 부담 증가’라고 응답한 기업이 40.1%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외화환산이익 증가` 30.9%,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대` 12.5%, ‘수출 가격경쟁력 확대` 10.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자재가 상승·신흥국 구매력 하락·경영불확실성 증대 우려"
이처럼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해 플러스 효과를 기대한 기업은 41.4%로 나타난 반면, 마이너스 등 악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 기업은 56.5%로 더 많았습니다.
마이너스 효과를 우려한 기업들은 대체로 원자재 비용 부담 증가(40.1%),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대(12.5%),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인한 구매력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 (3.9%) 등을 부담요인으로 꼽았습니다.
환율변동과 관련해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 가에 대한 질문에는 ‘환헤지상품 투자 확대’로 대비한다는 기업이 26.3%로 가장 많았고, ‘대응책 없음`이 24.4%, ‘비용절감 등 원가절감`이 23.1%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종업원 300인 이하 기업은 ‘비용절감 등 원가절감` 24.6%, ‘환헤지상품 투자 확대 21.7% 보다 ‘대응책 없음’으로 답한 기업이 31.9%로 가장 많아 규모가 작은 기업일 수록 환율관련 대비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 기업 62.5% "급격한 환율상승 외환시장 안정화조치 시급"
설문에 응답한 기업들 중 62.5%는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해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조치가 시급하다고 답했으며, 수출관련 금융·보증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15.8%로 뒤를 이었습니다.
환헤지상품 투자와 수출단가 조정 등 대비책을 마련한 기업 외에 대비책이 부족한 기업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드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한 반면, 기업의 체질변화와 경쟁력 강화는 더뎌,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반등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이 올라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있는 만큼, 급격한 외환시장의 변동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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