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10년만에 "파생시장 활성화"

신인규 기자

입력 2019-05-30 17:20  

    <앵커>

    한국 파생상품 시장은 한때 거래량 기준 세계 1위였는데요.

    정부의 강도높은 규제 이후 기관과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로 이탈하면서 시장도 작아졌을 뿐 아니라 외국인의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파생상품 시장 20주년인 올해 정부가 개인투자자 진입장벽을 규제 이전으로 되돌리는 수준으로 완화하고 기관 투자자들도 다시 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며 규제 완화책을 내놨습니다.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개인 투자자의 파생상품시장 진입장벽으로 지적됐던 기본예탁금 제도가 완화됩니다.

    일반 개인투자자가 파생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납입해야 했던 최소 금액은 2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낮아졌고, 개인전문투자자가 내야 했던 기본예탁금은 아예 없어집니다.

    시장 수요가 많은 코스피200 위클리옵션과 금리 파생상품 간 스프레드 거래 상품도 도입하는 등 시장의 자율성을 높이겠다는 게 정부의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의 골자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에 발표한 발전방안이 지난 2011년 이후 쌓인 규제를 이전으로 되돌리는 수준이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

    "개인투자자의 파생상품 투자 관련 진입 규제를 합리화 하는 것입니다. 시장 수요에 대응한 코스피 위클리 옵션 등 새로운 파생상품의 상장도 활성화하겠습니다."

    정부가 파생시장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은 그동안의 규제가 투기 세력을 근절하겠다는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 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들을 해외로 내쫓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1년 정부의 파생시장 안정화 조치 이후 이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년만에 규제 이전과 비교해 절반 이하 수준인 6조1천억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의 일평균 거래대금도 이 기간동안 규제 이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고, 국내를 빠져나간 자금은 해외로 향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발전방안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시장 변동성도 줄일 수 있고, 한국 파생시장을 외면했던 투자 수요도 어느정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발전방안도 필요했던 조치가 때늦게 시행된다는 비판은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위원

    "위클리옵션은, 사실 국내 거래소가 코스피 200옵션의 성공과 시장 성숙도에 비해서 도입이 때늦은 감이 있습니다. 실제 2010년대 되면 주요 거래소들이 (단기 만기 파생상품을) 갖고 있거든요. 우리보다 파생시장 규모가 작았던 아시아 국가도 2010년대 초반 되면 상당 부분 들어와 있는데..."

    지난 2009년 코스피200옵션의 흥행에 힘입어 세계 1위에 등극했던 한국 파생상품 시장은 규제 이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관투자자 수요를 중심으로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파생상품 발전방안이 그동안의 부작용을 얼마나 줄여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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