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생존자들이 당시 참상을 증언했다.
30일(이하 현지시간) 생존자들이 이송된 호텔에서 국내 언론과 접촉한 생존자 4명은 "어둠 속에서 물에 빠진 사람들이 허우적거리며 살려달라고 외치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당시 갑판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는 정모(31)씨는 "물살이 너무 빨라 사람들이 떠내려가는 순간에 구조대는 오지 않았다"고 울먹였다.
갑판에는 정씨 말고도 사진을 찍거나 하선을 준비하는 관광객 약 20명이 있었고, 나머지 10여명은 아래쪽 선실에 모여 있었다.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30명과 가이드 3명 등이 탑승한 소형 유람선은 사고 당시 야경 투어를 거의 마치고 강폭의 중간쯤에서 거의 서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정씨는 "큰 크루즈가 접근하는 걸 봤지만 설마 그 유람선이 그대로 우리 배를 들이받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큰 유람선은 한국 관광객이 탄 유람선에 살짝 부딪힌 후 다시 강하게 추돌했다고 한다.
윤모(32)씨는 "순식간에 배가 완전히 뒤집히면서 침몰했다"면서 "갑판에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물에 빠졌고, 1층 선실에서 쉬던 사람들은 아마 배에서 빨리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을 흐렸다.
생존자들은 여행사가 폭우 속에서 일정을 강행한 데 의문을 나타내고, 사고 후에도 전혀 구조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유람선 투어 출발 때에도 사고 시 대처요령이나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시간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무엇보다 가해 선박이 사고를 낸 후 구호조처도 없이 계속 같은 방향으로 운항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씨는 "배에서 할머니와 아이가 같이 있는 모습을 봤는데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선실에 있었다면…"이라고 울먹였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