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5달러(0.5%) 하락한 53.2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와 주요 산유국 감산 정책 향배 등을 주시했다.
무역 관련 우려가 지속하면서 글로벌 경기 및 원유 수요 둔화 우려도 커졌다.
중국과 무역전쟁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이 멕시코에도 불법 이민 문제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불안감이 팽팽하다.
멕시코는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고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보복관세로 맞서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불확실성
이 상당하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멕시코는 물론 미국 경제도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란 전망도 속속 제기되는 중이다.
중국과 갈등도 여전하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협상 관련한 백서를 발간해 미국이 협상을 깼다면서 비판했다.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1인치를 양보하면 미국은 야드를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달 말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인지에 대해서도 대답을 거부했다.
중국은 화웨이 화물 배달 사고를 낸 페덱스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또 양국 국방장관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등 양측의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고조되는 중이다.
다만 중국이 무역 백서에서 "양국의 협력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자 올바른 선택"이라며 "양국 간 경제 무역의 이견과 갈등을 결국에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한 점은 향후 협상에 대한 기대를 제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역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이날 장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하락 반전하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여전하다.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는 유가에 상승 압력을 제공했지만, 무역전쟁 부담을 지우지는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부 장관은 "6월 이후에도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면서 "이는 현재의 과도한 원유 재고를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원유 재고를 줄이기 위한 감산 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의사를 비교적 명확히 드러낸 셈이다.
여기에 노르웨이의 유전 노동자들이 오는 4일 파업을 예고한 점도 공급 차질 우려를 자극했다. 해당 파업으로 노르웨이의 산유량이 하루평균 44만 배럴 줄어들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WTI는 사우디의 감산 지속 방침 등으로 장 초반에는 오름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거래가 지속하면서 하락 반전해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요 둔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터부이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시장의 관심이 공급 우려에서 수요 우려로 이동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어려워졌고, 멕시코 관세에 따른 경기 우려도 커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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