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최근 배당을 연기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의 종착점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외화 송금까지 제한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신재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중국 기업 오가닉티코스메틱은 지난달에 단행하려고 했던 배당을 최근 정정공시를 통해 8월로 연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47억원을 배당했던 컬러레이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1.9% 늘었지만 여전히 배당 계획을 미루고 있고, 작년 6억원을 배당했던 골든센츄리의 배당 일정 역시 미지수입니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이 배당을 미루는 데는 최근 중국 당국의 움직임에서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 내에서 달러 유출 단속 수준이 강화됐는데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전체 14조원의 해외자본이 중국 자본시장에서 최근 두달 여간 빠져나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는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요인으로 관련 기업들이 배당을 연기하고 나섰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팀장
"중국이 2014년에서 2016년 사이에 자본 유출 압력이 상당히 컸는데 그때 정책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근래 들어 미중 분쟁이 같이 고조되면서 또 다른 자본 유출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의 배당은 당분간 더 지연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중 무역분쟁에 양국의 갈등이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당국의 외화 유출에 대한 단속 강도를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
"여전히 G20 정상회의에서 별다른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요.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까지는 (분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간 11곳 중 8곳이 최근 2년 이내에 배당을 단행하고 4개 기업은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며 증시에 부는 주주친화 정책에 발맞췄던 중국 기업.
올해 역시 배당을 기대했던 일부 투자자들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당국의 강력한 규제 앞에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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