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없는 YG, 실질적 타격 없다?

입력 2019-06-14 22:50  


양현석(50)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사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면서 YG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YG는 양현석이 연습생 발굴과 육성, 음악과 영상 등 생산되는 모든 콘텐츠를 직접 관장해 그에게 무게 중심이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여느 대형 기획사처럼 실무 전문가들로 분업화는 했지만 YG는 양현석이 사내 의사 결정과 콘텐츠 발표 순서까지 일일이 최종 컨펌하는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1인 체제 기획사나 다름 없었다.
그 때문에 올해 초 빅뱅 멤버였던 승리의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부터 최근 아이콘 멤버였던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까지 소속 가수들이 잇단 물의를 빚을 때마다 양현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양현석의 사퇴는 당장엔 YG 가수들의 콘텐츠 생산 라인에 영향을 미칠 순 있다.
현재 YG가 주력하는 가수로는 해외에서 큰 성과를 내는 걸그룹 블랙핑크 외에도 성장 동력인 보이그룹 위너와 아이콘 등이 있다.
월드투어 중인 블랙핑크는 북미와 유럽 공연을 마친 데 이어 호주 투어 중으로 연말에도 일본 3개 도시 공연이 예정돼 있다.
비아이가 마약 구매 의혹으로 탈퇴한 아이콘은 7월부터 6인 체제로 일본 투어를 연다. 지난달 새 앨범을 낸 위너는 오는 29일 장충체육관에서 `프라이빗 스테이지` 공연이 예정됐다.
또 젝스키스의 은지원 솔로 앨범, 이찬혁이 제대한 악동뮤지션의 앨범 등 신보 계획이 줄줄이 있다.
다만, 빅뱅 멤버들은 군 복무 중이며 차승원과 강동원 등 톱 배우들이 있지만 양현석은 연기자 파트엔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1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가요 관계자는 "당장에는 가수들의 앨범 출시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겠다"며 "또 동생인 양민석 대표 이사까지 사임하면서 내부 조직을 정비하는 데 치중하느라 어수선한 분위기 여파는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양현석이 YG 경영과 온전히 분리되는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실질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YG 설립자인 양현석은 최대 주주이자 대외적인 공식 직함은 대표 프로듀서다.
5월 YG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양현석은 보통주 315만1천188주(16.12%)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고서 내 임원 명단에는 이름이 올라있지 않다.
엔터테인먼트 특성상 대표 프로듀서는 소속 가수 발굴과 관리, 음반 등 콘텐츠 제작을 리드하는 역할이어서 직함 없이도 양현석의 영향력이 충분히 미칠 수 있다.
또 다른 기획사 대표는 "물컵 갑질로 물러났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최근 경영에 복귀했듯이 여느 대기업들의 사태 대응 매뉴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 프로듀서란 역할은 사실상 직책이 중요하지 않아 충분히 콘텐츠를 통제할 수 있다. 심지어 양현석 씨는 최대 주주여서 입김이 작용하기 더 수월하다"고 지적했다.
한 음반홍보사 이사도 "한 구직사이트의 YG 평판을 보면 `혼자 다하면서 왜 몇 백명의 직원이 필요하냐`는 글들이 있었다"며 "현재 임원들도 양현석 측 인물들로 구성돼 있어 충분히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같은 날 동생 양민석도 대표이사직을 사퇴했다. 양민석은 YG 보통주 64만7천910주(3.31%)를 보유했다.
그러나 형제의 결단에도 누리꾼들은 `눈가리고 아웅`, `보여주기식 대처`라며 상황 모면용에 불과하다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또 그간 불거진 양현석의 동남아시아 재력가 성접대 의혹, 비아이 사건 관련 경찰 수사 무마 의혹 등을 수사기관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런 의혹들을 둘러싼 향후 경찰 수사가 YG 앞날과 양현석 행보를 가늠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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