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샌프란시스코, 전자담배 생산·판매 전면 금지...도대체 왜

입력 2019-06-19 10:47   수정 2019-06-19 11:05

미국 도시 중 처음…"미국 전체에 메시지 보내는 것"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전자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고 AP통신과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감독위원회는 이날 미 식품의약품청(FDA)에서 전자담배가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토를 마치기 전까지 전자담배 판매와 유통을 금지하고, 샌프란시스코 내에서 전자담배 생산도 금하는 조치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는 내주 2차 투표를 거쳐 조례로 확정되면 내년부터 시행된다.

이 중 특히 생산금지 조치는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쥴`(Juul)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업체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구매를 제한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청소년, 성인 모두에게 전자담배 판매를 전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는 샌프란시스코가 처음이다.

조례를 공동발의한 감독위원 섀먼 월턴은 "우리는 90년대를 대형 담배회사와 맞서 싸우며 보냈는데, 이제는 전자담배와 그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감독위원인 아샤 사파이는 이번 조례를 "다음 세대의 흡연자들을 고려하고, 전반적인 건강을 지키는 일을 생각하며 캘리포니아주와 미국 전체에 `우리를 따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데니스 헤레라 샌프란시스코 검사장은 "청소년들은 시중에 판매되지도 말았어야 할 제품(전자담배)을 거의 무분별하게 접할 수 있다"며 FDA가 아직 나서지 않았기에 "불행히도 주(州)와 지자체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흡연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비판과 관련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최근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014년부터 미국 청소년들은 담배 관련 제품 중 전자담배를 가장 널리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 차원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피우는 중고등학생들은 360만명이 넘었다. 미국 고등학생 다섯명 중 한 명은 조사 시점의 직전 달에 전자담배 흡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전자담배 판매 및 생산금지 조례에 대해 쥴 측은 즉각 반발했다. 쥴 대변인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모든 성인에게까지 전자담배 제품을 금하는 조치는 미성년자 흡연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바가 아니며, 성인 흡연자들은 매년 캘리포니아에서 4만명을 사망케 하는 일반 담배를 택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쥴 측은 자사 제품이 일반 담배와 달리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등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해를 덜 끼친다고 홍보하고 있다.

쥴 측은 또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 지방선거에서 이번 조례의 시행을 취소하는 발의안을 내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전자담배협회(AVA)와 지역 소규모 사업체 등도 성인 흡연자들이 `덜 유해한` 대안을 택할 수 있어야 하고, 기존의 규제로도 충분하다며 이번 조례에 반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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