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500억불 규모' 중동평화 경제계획 공개

입력 2019-06-23 17: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결 등 중동평화를 위한 경제계획이 윤곽을 드러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정치적 문제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며 거부 입장을 밝혀 미국의 구상이 실효성을 거둘지 불투명하다.

미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팔레스타인과 지역의 보다 나은 미래 구축을 돕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인 `번영을 향한 평화`(peace to prosperity)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경제계획은 쿠슈너 선임보좌관과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중동특사가 주도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중동평화안 중 경제 파트에 관한 내용이다.

오는 25∼26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리는 `경제 워크숍`에서 공식 논의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번영을 향한 평화`가 팔레스타인을 위한 가장 포괄적인 노력이며, 놀라운 결과를 달성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의 경제적 잠재력과 삶의 질 향상, 거버넌스 개선 등 분야에 대한 구상으로 구성돼 있으며 향후 10년에 걸쳐 500억 달러(약 58조1천75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해 국내총생산(GDP) 배가,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한 자리 숫자로의 실업률 감소, 빈곤율 50% 감소 등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 새로운 접근법은 야심 차지만 달성 가능하다"면서 "기부에 의존해온 과거 모델과 단절하고 경제성장과 투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번영을 향한 평화`를 통해 팔레스타인 지역의 전기와 수도, 통신 등 인프라 구축 및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보다 나은 교육·직업 프로그램·헬스케어 제공, 투자유치를 위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거버넌스 업그레이드 등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팔레스타인은 너무 오랫동안 과거의 비효율적인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면서 "`번영을 향한 평화`는 팔레스타인과 지역의 보다 밝고 번영하는 미래를 위한 틀(프레임워크)"이라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총 500억 달러 규모의 `번영을 향한 평화` 계획과 관련, 179개의 인프라 및 비즈니스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으며, 팔레스타인과 주변 아랍국가의 경제 부양을 위해 글로벌 투자펀드의 설립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0억 달러를 투입해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인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도로망과 약 10억 달러의 재원으로 팔레스타인 관광 섹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총 500억 달러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약 10년에 걸쳐 팔레스타인 지역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이집트와 레바논, 요르단 등에 분산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계획은 그들이 추진할 용기가 있다면 `세기의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중동평화를 위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또 트럼프 행정부는 부유한 걸프 국가들을 포함한 다른 나라와 민간 투자자들이 소요 재원의 상당 부분에 투자할 것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미국의 이런 경제계획을 거부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인 하난 아쉬라위는 트위터에 "먼저 가자지구 봉쇄를 풀고 우리의 땅, 자원, 자금에 대한 이스라엘의 도둑질을 멈춰라"며 "우리가 이동하고 국경, 영공, 영해를 통제할 자유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그러면 우리가 활기차고 번영하는 경제를 만드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팔레스타인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파타 정파 회의에서 "경제 상황이 정치적인 것보다 먼저 논의돼서는 안된다"며 미국 주도의 바레인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팔레스타인 뉴스통신 `와파`(WAFA)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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