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입은 아기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부모 감형, 이유는

입력 2019-06-24 21:53  


뜨거운 목욕물에 화상을 입은 생후 2개월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부모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광주고법 형사1부(김태호 고법판사)는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24·남)씨와 B(24·여)씨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징역 9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3년간 아동 관련 기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 부부에게 징역 10년과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출산 후 병원에서 아기 목욕 시 주의사항을 조언받았고 인터넷 검색 등으로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물 온도를 확인하지 않아 아기에게 1∼2도 화상을 입히고 방치했다"고 밝혔다.
또 "아기가 생후 50여일 동안 1cm밖에 자라지 않았다. 숨지기 직전에는 분유도 제대로 삼키지 못할 정도였지만 화상연고만 발라주는 등 소극적으로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연락을 끊었던 친엄마에게 양육법을 물어보고 예방접종을 하는 등 계획적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부부가 경제적으로 궁핍하고 청소년기에 정상적인 보살핌을 받지 못해 양육 능력이 없었던 점, 죄책감 속에 살아가야 할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4∼5일 전남 여수시 한 원룸에서 생후 2개월 된 딸을 목욕시키다가 화상을 입게 하고 병원 치료 등 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B씨도 당시 함께 집에 있으면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부는 아기가 화상을 입은 지 닷새 만에 병원에 옮겼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아기의 몸에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머리와 옆구리, 엉덩이, 발목 등에 화상 흔적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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