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M&A에 필요한 인수금융 주선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동안 막대한 자금력을 지닌 은행에서 초대형IB 시대를 맞아 업무 영역을 넓힌 증권사들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은 물론, 국경을 넘어 해외로까지 기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인수금융 참여 행보가 거침 없습니다.
인수금융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기업 M&A 과정에서 여러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대출하는 일종의 신디케이트론.
금융회사는 이자 뿐 아니라 위험 정도를 판단하고 이를 낮출 수 있도록 대출 구조를 짜는 언더라이팅, 적절한 차입처를 물색하는 셀다운 등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입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한계를 느낀 증권사들이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 거래는 물론, 해외 기업들끼리의 M&A까지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적잖은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모나코와 벨기에 등 다국적 투자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유럽 항만운영기업인 유로포트(Euroports)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 조달을 주관했습니다.
인수 대금만 1조원 이상으로 이 가운데 60%에 달하는 대출금 일부를 유동화해 투자자 모집에 나설 예정입니다.
유로포트는 네덜란드 호프도르프에 본사를 둔 유럽 14개 항만 터미널을 운영 중인 유럽 최대 항만 회사 중 하나로,
연간 6천만 톤 이상의 벌크 화물을 처리할 수 있으며, 대출 또한 안정적인 선순위 대출과 회전신용편의로 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NH투자증권은 한온시스템이 캐나다 마그나그룹 유압제어(FP&C) 사업부를 인수할 때 필요했던 1조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담당했으며,
CJ제일제당이 미국의 냉동식품 업체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하는 거래에서도 1조원 가량의 인수금융을 맡았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KCC가 3조4천억원을 들여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모멘티브)를 인수할 때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신한은행과 공동주선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스탠딩>
"인수금융을 증권사에 맡기면 선순위 대출부터 중순위·후순위까지 알아서 투자자를 찾아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수금융에 참여하는 주체도 은행 위주에서 연기금·공제회·보험사·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비은행권 기관투자자를 모을 수 있다는 게 경쟁력으로 꼽힙니다.
이 때문에 은행의 전유물이던 인수금융 시장에서 IB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증권사들의 입김이 앞으로 더욱 세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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