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연장 합의 불구 국제유가 4% 급락 [월가브리핑]

입력 2019-07-0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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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3일 수요일 월가브리핑]

    [OPEC+, 석유 감산 9개월 연장 합의]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이 감산을 9개월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최종 합의했습니다. OPEC은 전일 하루 평균 120만 배럴 감산을 9개월 연장하는데 합의했고, 오늘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을 포함한 이른바 OPEC+ 회동을 열고 이를 확정한 겁니다. 이번 감산 규모는 글로벌 원유 수요의 약 1.2% 정도로 추산됩니다. 기존의 OPEC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14개 회원국이 있고, 비OPEC 산유국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10개 나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24개국, 양측은 미국의 셰일 오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정례화하는 데도 합의했습니다.



    사실 글로벌 경기 둔화 때문에 국제유가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었고, 이에 따라 유가의 하방 변동성이 심화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감산 연장 합의로 국제유가는 적어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에너지투자사인 RCH에너지의 롭 레이먼드 창업주는 “이번 감산 조치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배럴당 55~65달러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석유 수요 감소와 지정학적 긴장감 탓에, 즉 하방 압력과 상방 압력이 공존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국제 유가의 급변 가능성을 적게 예측했습니다. 블룸버그 역시 브렌트유가 단기적으로 60~70달러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보통 감산 소식이 나오면 유가는 큰 폭으로 오르기 마련이죠,
    하지만 어제 8월물 WTI 가격과 9월 브렌트유는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고 오늘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급락했습니다. 앞서 외신들이 예측한 반응과는 사뭇 다른 결과인데요, 장중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경기 한파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가 유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입니다. 이와 함께 유럽 지역의 경제 지표 악화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오늘 최종 합의가 발표된 이후 유가 흐름을 살펴 보시면요, WTI가 배럴당 4.8% 급락하면서 56달러에 마감한 모습입니다. 이는 지난달 19일 이후 최저치입니다. 브렌트유 역시 4.01% 떨어지며 배럴당 62.45달러 기록했습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산유국들이 더 큰 폭의 감산이 나서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번졌다”고 설명했는데요, OPEC+의 감산 결정이 생각보다 오늘 시장에서는 많은 영향을 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블룸버그는 제목에서 2014년 이후 OPEC 감산 회의 이후 유가가 최악의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앞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의 보도를 참고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란 석유장관 “OPEC 미래 위태로워”]

    이란이 OPEC의 미래가 위태롭다고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금 CNN기사 제목을 보시면, “OPEC might die”라고 표현되어 있죠?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OPEC 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 두 나라가 전통적인 OPEC 산유국들을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발언을 볼까요? 그는 OPEC 정기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감산을 연장하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문제는 일방주의다. 이는 OPEC의 존재를 위협하고, OPEC을 해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러시아는 OPEC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밀접한 관계를 구축하며 OPEC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실제로 OPEC 정기총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 주말, 푸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 감산 협약을 6~9개월가량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동안 OPEC은 전 세계 원유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계속해서 비판이 제기된다면 시장은 OPEC의 공신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겠죠. 로저 디완 IHS마켓 부회장은 “누가 OPEC의 대표인지 드러났다. 현재 러시아와 사우디가 OPEC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습니다. 하이트 캐피털 마켓의 클레이튼 앨런도 OPEC이 소수의 멤버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상품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제유가 향방 주목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우선은 OPEC 회의가 종료된 만큼 앞으로는 공급보다 수요 측면의 불안이 더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RBC 캐피털 마킷의 조지 게로 이사는 “투자자들이 글로벌 여건을 우려하면서 원자재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유가 급락 속에 오늘 우리 시장의 부담도 예상되는데요, 감산 연장 합의에도 불구하고 급락한 유가의 변동성에 대한 월가브리핑 내용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한국경제TV    전세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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