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과 신장암, 난소암, 간암 등 4가지 주요 암에서 비만이 흡연보다 더 큰 발암 원인으로 부상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는 영국 보건안전청 집계 등을 분석한 결과 영국에선 매년 2만2천800건의 암이 비만으로 인해 유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대장암의 경우 비만이 결정적인 발병원인이었던 사례가 4천800여건으로 집계됐다. 흡연 때문에 대장암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2천800여건)보다 1천900건이나 많은 수다.
신장암은 비만으로 인한 발병 건수가 3천여건으로 흡연(1500여건)의 갑절이었다. 난소암과 간암도 비만으로 인한 발병이 흡연으로 인한 경우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전히 흡연이지만, 흡연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반면 비만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영국 흡연율은 1990년대 초 27%에 달했다가 지난해 14%대로 크게 낮아졌다. 비만율은 반대로 15%였다가 최근 29%까지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미셸 미첼 영국 암연구소 소장은 "우리 자녀들은 금연세대가 될 수 있겠지만, 우리는 기록적으로 높은 아동기 비만율에 직면했다"면서 "현재까지 13종의 암이 비만으로 인해 유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연구소는 오후 9시 이전에 TV에서 정크푸드 광고를 금지하고,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물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최고 책임자인 사이먼 스티븐스는 "NHS의 노력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가족, 식품업계, 정부가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지 일각에서는 음식물에 대한 제재는 국가가 사생활을 통제하는 `보모 국가`(Nanny State)로 가는 길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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