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 2천억 규모의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은 대우건설에 돌아갔습니다. 연내 매각을 추진중인 대우건설로서는 이번 시공권 획득으로 매각 전 몸값 높이기에 성공한 셈인데, 경쟁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사 선정 과정을 문제삼으면서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게 됐습니다.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우건설이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확보했습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무효표 논란이 불거진지 일주일만입니다.
지난달 28일 시공사를 선정하는 재건축 조합 총회에서 대우건설은 전체 246표 가운데 126표, 현대엔지니어링은 120표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조합은 이가운데 대우건설 6표, 현대엔지니어링 2표를 무효표로 결정하고 시공사 선정 안건을 부결 처리했습니다.
기표용지에 도장 외에 다른 표시가 있었다는 이유였는데, 이에 반발한 대우건설이 무효표를 유효표로 인정하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행동에 나서자 조합이 뒤늦게 결정을 뒤집은 겁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고령의 조합원을 고려해 기표 방법에 대한 사전 합의가 이미 있었다"며 "문제가 된 표는 유효표로 간주해야 한다는 내부 법적 검토도 끝낸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고척4구역 재개발조합장은 지난 총회에서 나온 무효표를 유효표로 인정하고, 이에 따라 찬성표 과반을 획득한 대우건설에 시공권이 있다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대우건설은 조합과의 합의 이후 구청 허가 등을 얻어 약 한 달 뒤면 시공권 계약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은 4만2천여제곱미터 부지에 전체 983세대, 25층 아파트 10개 동과 부대 시설을 건축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간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대주주 산업은행이 연내 매각을 추진중인 대우건설로서는 이번 시공사 선정으로 매각 전 몸값이 상승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총 사업비 2천억원 규모의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은 일단 대우건설로 돌아간 모습이지만, 절차상 문제를 제기한 경쟁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이후 행보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재건축 조합 측에 무효표 번복 철회 요청 공문을 보냈고, 시공사 선정을 처음부터 다시 하기 위한 법적 대응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
"조합이 조합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총회의 의결을 무시하고 번복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감이고, 일단 번복 철회에 대한 요청과 시공사 재선정을 위한 총회를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두 회사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27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어온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이 탈 없이 첫 삽을 뜰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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