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서울 집값 0.3%↑ 대책 발동"...연 환산 15% 오르면

입력 2019-07-07 08:42   수정 2019-07-07 08:43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면서 `부동산시장 불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현재의 변동 폭은 아직 정부의 내부 `과열` 판단 기준과는 거리가 있는 수준이다.
만약 향후 서울 아파트 가격 주간 상승률이 0.3%를 넘어설 경우 정부는 뚜렷한 과열 징후로 인식하고 이 시점을 전후로 지난해 9·13 대책의 실효성을 높인 추가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6일 부동산시장 재과열 판단 기준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의 주간 변동률(한국감정원 통계 기준)이 0.3%를 넘고 이 상태가 이어지면 과열 단계로 판단해 추가대책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간 상승률 0.3%는 1년(52주)으로 환산하면 15% 이상(15.6%) 오른 셈으로, 10억 원짜리 아파트라면 한 해 1억5천만원이 뛰는 장세(場勢)다. 연간 이 정도 상승 폭은 결코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0.02%로 집계됐다.
감정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직전 주보다 오른 것은 작년 11월 첫째 주 이후 34주 만의 일이다.
0.02%는 정부 기준 0.3%와 아직 큰 차이가 있지만, 민간업체가 아닌 정부 측 한국감정원 통계로도 반등이 확인되자 국토부의 태도도 확실히 달라졌다.
불과 몇주 전까지만 해도 "강남을 중심으로 다시 부동산시장이 들썩인다", "9·13 대책 약발이 다 했다"라는 언론 보도와 업계의 통계·진단에 대해 국토부 부동산정책 실무책임자는 "부동산이 다시 오르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라며 "추세 전환은 결코 아니다"라고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이제 국토부 관계자는 "결코 현재 추이를 가볍게 보지 않고, 진지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지난달 26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매일 주택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과열되는 것처럼 보이면 준비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정책을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5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똑같은 시장 진단 질문을 받고 "고점을 찍는 아파트도 있다고 일부에서 보도됐지만, 이는 급매물 소진에 따라 한두 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 대세 상승 분위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국적으로 부동산시장은 안정된 상태"라고 자신 있게 말한 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

국토부가 만일의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한 추가대책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기보다 기존 9·13 대책 등의 실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기준 등을 조정하는 내용이 주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 장관이 HUG(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한 민간 아파트 분양가 관리에 직접 불만을 제기한 만큼,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지방자치단체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심의·승인을 거치게 하는 방안도 업계에서는 유력한 추가대책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하반기 잠재적 경제 리스크(위험) 요인 중 하나인 주택시장 변화를 보다 정확히 감시하기 위해 부동산시장 조기 경보시스템(EWS)도 손 본다. EWS는 거래 동향, 종합주가지수, 건설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국고채 금리 등을 토대로 향후 1년 내 부동산시장의 위기 발생(가격급등)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국토부는 국토연구원과 함께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를 지역별로 세분하고, 분석 권역을 넓히며 시나리오 설정을 추가해 이 시스템의 예측 능력을 키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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