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우리 증시에서 연일 반도체주를 쓸어 담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에다 일본의 경제 보복까지 겹쳐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데요.
증권업계는 외국인들이 일본의 수출 규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보고 매수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박해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도 불구하고 연일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의 주식들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이달만 해도 삼성전자 총 4천억원 어치, SK하이닉스 2천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습니다.
일본 수출 규제로 낸드플래시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반도체주를 주워 담는 겁니다.
지난 3월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31조 4천억원. 반도체 판매가 감소하면서 재고가 쌓이자 같은 기간 매출은 13.5% 감소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선 오히려 생산량 감소가 재고 소진으로 이어져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 하반기 반도체주들의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실제로 대만 IT 전문 매체는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가격을 10%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마이크론 등 동종 업체들도 동참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낸드 중심으로 가격이 반등하고 있으니까. 업황의 반등을 예상하는거죠. 2분기 바닥으로 3,4분기 실적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떨어지면서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낸드플래시 탑재량이 증가해 수요도 회복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반도체 현물 가격이 최근 반등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소재도 제한하겠다 하면서 수요도 살아나고 있는데 공급 측면에서 제한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거죠."
일본의 수출 규제가 오히려 반도체 소재나 부품주의 국산화율 상승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면서 잇단 악재가 오히려 반도체주의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박해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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