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경찰-시위대 충돌…극렬 난투극에 37명 체포·22명 부상

입력 2019-07-15 11:57  


1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안) 반대 시위가 열련 홍콩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홍콩 명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AP통신 등에 따르면 14일 오후 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 11만5천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2만8천 명)이 홍콩 사틴 지역의 사틴운동장에 모여 사틴버스터미널까지 행진을 벌였다.
시민들은 `악법을 철폐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벌였으며, 인근 주민들은 이에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미국 성조기나 영국 국기, 영국 통치 시대의 홍콩기를 들고 있었다.
오후 3시 30분께 시작된 이 날 행진은 초반에는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오후 5시 넘어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도로 표지판과 병, 벽돌 등을 경찰에 던졌으며, 경찰은 시위대에 달려들어 최루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홍콩 당국은 이날 시위 현장에 경찰 2천 명을 배치했으나, 시위대의 도로 점거 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저녁 8시 무렵 폭동 진압 경찰이 투입돼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 해산에 나섰으며, 대부분의 시위대는 경찰에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물러섰다. 수백 명의 시위대는 인근 쇼핑몰 `뉴타운 플라자`로 들어가 대치를 이어갔다.
대치를 이어가던 시위대 일부가 시위 현장을 떠나기 위해 `뉴타운 플라자`와 연결된 지하철역으로 향했으나, 폭동 진압 경찰이 갑작스레 튀어나오면서 시위대와 충돌이 벌어졌다고 SCMP는 전했다.
시위대는 물병, 우산 등을 경찰에게 던지며 극렬하게 저항했으며, 쇼핑몰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홍콩 의료당국에 따르면 시위 현장에서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은 모두 22명으로, 남성 14명, 여성 8명이었다. 이 가운데 3명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은 모두 11명이 다쳤다.
특히 이 가운데 2명은 시위대에 의해 손가락이 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명은 시위대가 손가락을 입으로 물어뜯었으며, 다른 한 명은 도구에 의해 손가락이 잘렸다.
또 다른 경찰 한 명은 혼수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남성 20명, 여성 17명 등 모두 37명을 불법집회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홍콩 정부는 성명을 내고 "일부 시위대가 고의로 도로를 막고, 폭력을 사용해 경찰을 공격했다"며 "제멋대로 사회 안녕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정부는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언론인 1천500여 명은 이날 홍콩 도심인 애드머럴티 지역에서 경찰 본부가 있는 완차이까지 침묵 행진을 하면서 최근 시위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홍콩 경찰 시위대 충돌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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