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선 핵심소재 가운데 하나인 불화수소를 대체할 제품을 찾기 위한 테스트에 착수했다. 사실상 일본산 핵심소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이른바 `脫(탈)일본화`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유력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7일 삼성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이 새로운 재료를 시험할 때 사용하는 반도체 생산라인에 일본기업 이외의 다른 기업이 만든 불화수소를 투입해 시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삼성 측에서 조달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국·대만·중국 기업 제품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 교도통신은 16일 "중국 산둥성 방훠그룹이 한국 반도체 업체에 불화수소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고순도 불화수소 등 일본산을 대체할 소재를 찾기 위해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본산이 아닌 다른 소재를 사용할 수 있을 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소 2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험과 양산 테스트를 거쳐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3개월 이상이 더 필요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이 일본산을 대체할 소재에 대한 테스트에 들어가자 일본 언론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기업들이 삼성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의 `탈(脫)일본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일본 기업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일본 내에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는 삼성전자, LG, SK 등에 타격이 있겠지만, 분쟁이 악화되면 일본 기업이 잃을 게 많다"며 "한국기업들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일본산 소재를 대신할 공급자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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