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상장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된 영향인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증권부 박승원 기자입니다.
박 기자, 앞서 말했듯이 국내 상장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네. 한 마디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채권 쇼핑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7조2천억원어치의 원화 채권을 순매수했습니다. 11년만의 월간 기준 최대치인데요.
외국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달에도 5조3천억원어치의 원화 채권을 사들였습니다.
이런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채권 보유액도 10개월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보유액은 지난 2월말 109조원까지 감소한 뒤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엔 124조원을 돌파해 한 달 전 세운 역대 기록을 다시 경신했습니다.
<앵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상장채권을 사들이는 요인으론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가장 큰 요인으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의 심화를 들 수 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채권투자가 증가했다는 진단인데요.
실제 모건스탠리나 S&P 등 해외 기관들에 이어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한 한국은행 역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 후반에서 2%대 초반까지 낮추고 있습니다. //
여기에 지난달 환율이 1,200원에 바짝 다가서면서 원화 자산 저가 매입 심리까지 더해진 것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일단, 시장에선 외국인이 국내 상장채권을 사들이는 것을 나쁘지 않은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비록,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망하지 않을 확률, 즉 안전성에 대해선 외부에서 높이 평가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국 경제에 대한 높은 평가에 글로벌 금리 인하 추세로 채권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만큼, 외국인의 한국 채권 사자 행렬은 그 강도가 약해질 순 있어도, 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상장채권 러브콜이 국내증시에 새로운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건 무슨 의미죠?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일각에선 외국인의 한국채권 투자 급증이 국내 증시에 새로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급격한 성장률 하락과 재정지출 확대, 가계부채 급증,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약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대외 신인도 악화에 따른 채권 투자금 이탈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는 건데요.
쉽게 말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이용해 투자한 채권 투자금을 앞서 말씀드린 요인들을 이유로 일시에 빼버리면 국내 채권가치와 원화가치가 하락하게 되고, 이는 곧 증시의 패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완판행진을 하던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도 미달 사태가 발생한 것도 이런 우려가 확대된 영향인데요.
상황이 이렇자 현재 금융당국과 외환당국이 외국인의 채권 투자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에도 외국인의 채권 자금 이탈 가능성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박승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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