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에서 승합차 전복사고가 발생해 노인과 외국인 근로자 다수가 숨지거나 다친 가운데 사고 승합차 운전자가 10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로 대형 인명피해를 낸 사실이 확인됐다.
충남 홍성경찰서와 홍성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3분께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일명 `석개재` 인근 지방도에서 강모(61·여) 씨가 몰던 그레이스 승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경사지로 전복, 13명의 사상자가 났다.
사고 승합차에는 모두 16명이 타고 있었으나 외국인 3명은 사고 직후 종적을 감췄다.
탑승자들은 이날 오전 1시께 홍성을 출발해 삼척 또는 경북 봉화로 고랭지 채소 작업을 하러 가던 중이었다.
운전자 강 씨는 홍성읍에서 마을 노인 등을 모아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강 씨는 정확히 10년 전에도 승합차를 몰다 자신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를 냈다.
2009년 1월 20일 오후 6시 10분께 홍성군 홍성읍 옥암리 축협 앞 편도 2차로 도로에서 강 씨가 몰던 승합차가 앞서가던 굴착기를 들이받아 5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당시 숨지거나 다친 이들도 쪽파 파종 작업을 위해 강 씨가 모집해 간 마을 노인들이었다고 군은 설명했다.
15인승 승합차에 16명이 가득 탄 것도 두 사고가 똑같다.
경찰 관계자는 "10년 전 사고 운전자와 강 씨가 동일인"이라며 "차량번호만 다를 뿐 이번 삼척 사고 차량은 10년 전 사고 차량과 차종도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시 강 씨를 안전운전 의무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같은 해 10월 강 씨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후 검찰과 강 씨 모두 항소하지 않아 이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당시에는 과실인 경우 사망사고에 대한 처벌이 지금보다 무겁지 않았고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나 뉘우침의 정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강 씨가 허가를 받아 인력업체를 운영하지는 않고 영농철 바쁠 때만 인력을 모집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떻게, 며칠 일정으로 그 먼 거리까지 일하러 가게 됐는지 등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삼척 사고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