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5달러(1.0%) 상승한 56.7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정세와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이란이 영국 유조선을 나포하는 등 중동 지역의 긴장이 팽팽하다.
핵심 원유 수송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한층 커졌다.
미국은 이란 원유를 사들인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등 이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중이다.
영국 정부는 이란의 선박 나포 위협에 맞서기 위해 걸프 해역에서 유럽국가 주도의 호위 작전 활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프랑스 등은 이에 대한 지지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누보 연구원은 "최근 일어난 사고는 중동 지역 상황이 유동적이며 언제든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웠다"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부상한 점도 유가 상승에 도움을 줬다.
미국 협상단이 다음 주 중국을 찾아 대면 협상을 열 것이란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미 백악관은 전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퀄컴과 인텔 등 주요 IT 기업 대표들과 만나 화웨이 관련 판매 허가를 제때(timely) 해달라는 기업들의 요청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농산물을 구매할 것이란 보도도 앞서 있었다.
양국이 한발씩 물러서면서 다음 주 대면 협상 일정도 잡혔다고 주요 외신들은 보도했다.
무역협상 기대에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등 주요 주가지수도 상승 폭을 확대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강화됐다.
다음날 발표될 미국의 원유재와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재고는 44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부담이 지속하는 점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3.3%에서 3.2%로 재차 하향 조정했다.
지난 주말에는 골드만삭스가 올해 원유 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수요 둔화 우려는 지속하는 중이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과 수요 둔화 우려가 맞서는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PVM의 타마스 바가 연구원은 "유가가 공급 요인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에 올랐지만, 경제 상황은 이달 들어 유가 상승론자들을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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