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속 증권사 日기업 보고서 '눈치'

방서후 기자

입력 2019-07-2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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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기업 분석 리포트 "낼까 vs 말까"


    <앵커>

    해외 주식 시장이 금융투자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불거진 한일 갈등은 증권사들에게도 고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바로 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하는 일본 기업에 대한 분석 보고서 때문인데요.

    현재까지 적지 않은 일본 기업 분석 보고서가 쏟아졌고, 그 중에는 국민들의 정서에 반하는 기업도 포함돼 있어 적잖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방서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1년 간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일본 기업 분석 보고서는 197개.

    이 가운데 약 80%가 올해 발간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 정보는 단기간에 급증한 셈입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본격화된 이달 들어서도 18개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증시가 휴장하는 주말을 제외하면 투자자들은 하루에 한 번 꼴로 일본 기업 정보에 노출된 겁니다.

    증권사별로는 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이 전체 일본 기업 보고서 중 절반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냈습니다.

    이어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의 순으로 일본 기업을 추천했습니다.

    문제는 증권사들이 추천한 일본 기업 중 전범기업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전범기업으로는 미쓰비시 그룹과 스미토모 그룹 계열사들이 꼽혔습니다.

    이밖에 파나소닉, 신일본제철, JFE, 도카이카본 등 다수의 대기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를 두고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해지자 해외 주식 거래에서 수익을 얻기 위한 증권사들이 해외 리서치 부문을 강화하면서 불거진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 해외 기업은 증권사들의 보고서가 투자를 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는 만큼,

    국민들의 재산을 전범기업에 흘러가게 하는 촉매제는 되지 말아야 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다만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한 국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빠르게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도 스스로를 검열하는 모습입니다.

    일본 기업 보고서를 다량으로 보유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국민 정서에 반하는 전범기업의 경우 자발적으로 보고서를 쓰지 않거나 투자 의견 언급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증시 자체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투자자들에게 쉽게 추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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