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격화에 미·중 갈등 심화…뉴욕증시 하락 마감

입력 2019-08-13 07:56   수정 2019-08-13 08:05



홍콩의 격화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대해 중국이 무력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을 향해 경고와 함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압박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 상원을 이끄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인 경고성 발언에 나섰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고위 관리도 홍콩의 자치권 존중과 정치적 표현·집회의 자유를 강조하는 등 중국 압박에 가세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어떤 폭력적인 단속도 전혀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상원에서 말했던 것처럼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자신들의 자치권과 자유를 침해하려 할 때 용감하게 중국 공산당에 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도 홍콩 사태와 관련,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강조하면서 모든 당사자에게 폭력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와 AFP 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1997년 홍콩을 이양받은 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인정해왔다.
앞서 미 국무부는 최근 홍콩 시위 주도자들과 미국 영사가 만나는 장면이 포착된 사진이 중국 매체들에 공개된 것과 관련, 중국을 `폭력배 정권`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미국 외교관의 개인 정보와 사진, 자녀의 이름을 누설하는 것, 나는 그것이 정상적 항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폭력배 정권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1997년 홍콩 통치권을 넘겨받은 이후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허용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AFP는 홍콩 시위에 대해 "이 시위는 1997년 영국으로부터의 이양 이후 중국의 통치에 대한 가장 중요한 도전"이라며 "더 심화한 민주적 개혁을 요구하고 자유의 침해를 종식하기 위한 운동으로 발달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 측의 홍콩 시위 관련 언급에 대해 "홍콩과 중국 내정에 대한 어떠한 간섭 시도도 실패할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이런 가운데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홍콩 국제공항에서 시위를 벌였다.
95년 만에 홍콩 공항이 폐쇄되기도 했다.
공항 시위는 당초 예정에 없었지만, 침사추이 지역의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고무탄 혹은 진압 장비인 `빈 백 건(bean bag gun)` 탄환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 여성은 오른쪽 안구와 코뼈 연골이 파열돼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실명했다고 일부 홍콩 언론은 전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국채금리 하락과 홍콩 시위 격화 등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큰 폭 내렸다.
12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1.00포인트(1.49%) 급락한 25,896.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5.95포인트(1.23%) 내린 2,882.7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95.73포인트(1.20%) 하락한 7,863.41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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