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호수 '수백 구 백골' 미스터리…유전자 분석해보니

입력 2019-08-21 22:11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산맥 해발 5천29m 고원에 일명 `해골호수`로 유명한 루프쿤드 호수가 있다.
평소에는 호수가 얼어 있다가 여름이 되면 수 백구의 사람 유골이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해골호수`라는 별칭이 붙었다.
1940년대부터 이 호수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지만 언제·누가·어떻게 이 호수에서 죽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인도와 독일, 미국의 과학자들은 비밀을 풀어보겠다며 유전자 연구 등을 공동 수행한 결과를 20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했다.
니라즈 라이 인도 고대 DNA 전문가와 데이비드 라이히 하버드대 유전학자 등이 이번 연구를 이끌었다.
논문의 제목은 `루프쿤드 호수 해골에서 나온 고대 유전자(DNA)는 인도의 지중해인을 보여준다`이다.
과학자들은 루프쿤드 호수의 뒤섞여 있는 유골 중 수십 개에서 DNA를 추출해 남성 23명과 여성 15명 유골을 식별해냈다.

38명의 유골을 분석한 결과 3개의 유전적 집단으로 구분됐고, 동일한 시점에 사망한 것이 아니라 1천년 사이에 여러 시점에 걸쳐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23명은 남아시아인 조상을, 14명은 지중해 동부 조상을, 1명은 동남아와 관련된 조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남아시아인 조상을 가진 유해는 7∼10세기 사이에 호수에 퇴적됐고, 나머지 유해는 1천년쯤 지난 17∼20세기 사이에 묻힌 것으로 조사됐다.
38명 중에는 어린이와 노인도 있지만, 가족이나 친척 관계는 없었다.
연구진은 "호수에서 발견된 유골들이 유전적으로, 시기적으로 이렇게 이질적일 것으로 예상 못 했다"며 "이들 모두가 하나의 재앙적 사건으로 죽은 게 아님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루푸쿤드 호수의 유골을 두고 그동안 ▲ 순례자들이 물을 구하러 왔다가 죽었다 ▲ 우박에 맞아 죽었다 ▲ 전염병에 희생됐다는 등 다양한 가설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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