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시총 20조 증발…꿈의 신약은 언제?

입력 2019-08-3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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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이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유망 신약 개발업체였던 코오롱티슈진이 한국거래소의 1차 심사에서 상장폐지 결정까지 받자 업종 투자 전망이 한층 더 어두워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 업종이 부진에서 벗어나려면 신약 개발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제약·바이오 기업은 악재가 줄을 이으면서 이미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 30일 현재 코스피 바이오 기업 43곳으로 구성된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작년 말 대비 26.56% 떨어진 상태다.
이 기간 해당 기업의 시가 총액은 81조2천935억원에서 60조7천805억원으로 20조5천130억원이나 줄었다.
또 코스닥 제약·바이오 기업 84곳으로 구성된 코스닥 제약지수 역시 작년 말보다 25.69% 떨어졌으며 시가총액은 30조2천433억원에서 24조1천896억원으로 6조537억원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 감소액(17조3천870억원)의 34.82%에 달하는 규모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부진은 코오롱티슈진을 비롯해 신약 개발로 주목을 받던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이 임상 과정에서 연이어 실망스러운 결과를 낸 영향이 크다.
특히 사람의 연골세포를 함유한 유전자 치료제로 주목받으면서 `꿈의 신약`이라고까지 불리던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제작사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있다.
인보사는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나,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종양을 유발할 수도 있는 신장 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나 허가 취소된 상태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지난 26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거래소는 "설령 고의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바이오 전문기업으로서 코오롱티슈진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재판으로 치면 3심제 중 1심에 해당하는 만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거래소는 오는 9월 1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2차 심사를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2차 심사에서도 1차 때와 같은 심사 기준(사안의 중대성·고의성·투자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적용되는 만큼 객관적인 상황 변화가 없는 한 결과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만일 2차 심사에서도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가 다시 결정되면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한층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당분간은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바이오 종목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특히 바이오 종목은 코스닥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계속 침체에 빠져있으면 전체 코스닥 시장 역시 반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바이오`가 부진에서 벗어나 다시 도약하려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 업체들은 아직 제대로 성공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면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려면 긍정적인 임상 및 판매 데이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충분한 근거도 없이 신약 개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에 접근하는 투자 문화 역시 좀 더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실제로 신약 개발 업체들은 이렇다 할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올랐다가 악재가 터지면 급락하는 모습을 반복해왔다.
이에 대해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약 개발 업체는 임상 관련 모멘텀에 (주가가) 끌려가는 종목이기 때문에 더욱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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