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31일 강행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주말 시위에서 또다시 경찰의 최루탄과 시위대의 화염병이 충돌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블룸버그 통신,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13주째 이어진 이 날 시위에서 지난주에 이어 또다시 경찰과 시위대 간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중국 무장 경찰의 개입 우려 속에 평화적으로 진행됐던 2주 전 주말 집회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이날 시위대는 완차이의 경찰청 부근 도로와 소고백화점 인근에서도 바리케이드 등을 모아놓고 불을 질렀다.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빅토리아공원 인근에서는 시위대와의 대치하던 경찰이 총구를 하늘로 향해 실탄 한 발을 경고 사격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경찰의 실탄 경고사격은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파란색 염료가 들어간 물대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앞서 과격 시위대를 식별하려고 이러한 방법을 쓸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고를 반복한 후,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최소한의 경찰력을 투입했다"면서 "경찰청사에 화염병이 날아들기도 했다. 시위대에 모든 위법행위를 중단하고 즉각 떠날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진압경찰을 피해 장소를 옮겨가며 시위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정부청사가 홍콩주둔 인민해방군 사령부 건물과 인접한 만큼, 정부청사 부근에서 시위가 계속되면 중국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이 공들여 준비 중인 건국 70주년 국경절(10월 1일) 행사 때까지 시위가 이어지면 중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날은 지난 2014년 8월 31일 홍콩 행정장관 간접선거제를 결정한 지 5년째 되는 날이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보통선거가 궁극적인 목표지만 선거 개혁은 점진적이고 질서 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5시 30분께 홍콩 시내 쿤통(觀塘) 지역에서 20㎝ 길이 칼과 다른 무기 등을 소지한 혐의로 남녀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중국 관영매체 북경일보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대규모 중국 공안 특수경찰과 무장경찰이 홍콩과 인접한 광둥성 선전(深천<土+川>)으로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경일보가 이날 새벽 선전 시민이 촬영했다고 소개한 영상에는 공안 차량이 줄지어 선전 방향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담겼다.
홍콩 경찰 경고사격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