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감정 부추기기를 용납할 수 없다."
일본의 한 주간지가 `한국 따위는 필요 없다`는 특집 기사를 싣는 등 `혐한`(嫌韓) 감정을 부추기는 흐름에 맞서 7일 일본 시민들이 도쿄(東京) 도심에서 목소리를 냈다.
이날 도쿄도(東京都) 시부야(澁谷)구 시부야역 광장에서는 일본 시민 등 약 3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한일 갈등을 계기로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일부 매체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고 한일 시민사회의 연대를 촉구하는 집회 `일한(日韓) 연대 액션`이 열렸다.
집회 제안자 중 한 명인 대학원생 모토야마 진시로(元山仁士郞) 씨는 "`한국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온 상황에서 어떻게 하든지 이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일한 연대 액션`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모은 이유를 설명하고 정치적 갈등 때문에 한국에 대한 차별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최근 한일 관계 악화의 배경이 된 징용 문제 등 과거사를 일본인이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고교 3학년생은 "주변에 한국이 좋다고 하는 사람이 꽤 많다. 하지만 역사 문제 등의 이야기는 하고 싶어하지 않는 면이 있는 것 같다. 계속 달아나는 것은 안 된다"며 "일본이 전쟁 전후에 조선·한국·아시아에 대해 지독한 일을 했다는 것을 일본인으로서 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이 앞서 중국인 징용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금전을 지급한 사실을 거론하며 일본의 태도가 이중적이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
한 참가자는 "그런 것이 왜 한반도 피해자에게는 불가능한 것이냐. 한국·조선에 대한 일본의 차별이다. 중국인 징용공에게 가능한 일이라면 한국·조선인 징용공에게도 마찬가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일 조선·한국인은 최근 일본 사회에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등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움직임에 확산하는 가운데 일상에서 겪는 두려움 등을 털어놓으며 일본 사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는 "나보다 어린 세대, 앞으로 태어날 어린이들이 이 나라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며 특히 `한국 위험하다`, `사죄하라고 지나치게 얘기한다`는 등 편견이 섞인 얘기를 들으면 그냥 맞장구로 흘려넘기지 말고 반론을 제기하라고 당부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혐한 감정을 조장하는 흐름에 맞서 7일 도쿄 시부야역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함께 살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혐한 감정을 조장하는 흐름에 맞서 7일 도쿄 시부야역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함께 살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은 `우리는 같이 살아간다`, `한일 우호`, `일한 연대`, `차별이나 미움이 아니고 우호를` 등의 글이 적힌 피켓 등을 들고 한국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는 흐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한국어와 일본어로 "함께 살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사카(大阪)시 주오구(中央區) 난바(難波)역 인근에서도 약 200명(주최 측 발표)이 참가한 가운데 비슷한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가한 회사원 오가와 이쿠(小川郁) 씨는 "지금 일본은 광고나 TV에서 차별적인 표현이 나온다. 우리는 일본인으로서 그런 사회를 허용하는 가해자의 한명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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