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두고 벌어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이 중대 기로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양사 CEO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지만 인력 유출과 영업 비밀 침해 주장이 나오자 특허기술 침해 소송으로 맞서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양측이 3가지 쟁점사항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송민화 기자입니다.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갈등은 ‘핵심인력 유출’과 ‘영업 비밀 침해’, ‘특허기술 소송''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핵심인력 유출 논란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습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년 동안 자사 전지사업본부 연구개발과 생산, 품질관리 등 전 분야에서 100명에 가까운 핵심 인력을 빼갔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정당한 이직 절차에 따른 채용이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LG화학의 인력 이탈이 제대로 된 복리후생과 보상이 없었기 때문은 아닌지 고민할 부분”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핵심인력이 이탈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업 비밀 침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 입사 지원자들이 자사에서 수행한 업무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리더와 팀원의 실명을 서류에 기술한 것은 물론, 이직하기 전 LG화학 시스템에서 2천 건 가까운 핵심 문건을 내려받았고 주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사 배터리 공정 등 핵심 기술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지난 4월, 미 국제무역위원회인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 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LG화학 인력을 채용한 건 직원 개인 의사에 따라 추진된 것이며 국내외에서 경력직을 채용할 때 투명한 공개 채용 절차를 거치고 있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SK이노베이션이 칼을 빼들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자사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LG화학과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LG전자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연방 법원에 제소한 상탭니다.
LG화학은 이에 대해 국제 특허를 기준으로 자사가 보유한 특허 수는 1만 6천여 건이지만 SK이노베이션은 천백여 건에 불과하다며 진흙탕 싸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날 선 공방이 확대되면서 이제는 양사의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두 회사가 최고경영자(CEO) 간 만남에 동의하고, 추석 연휴 이후로 회동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두 기업 수장의 만남이 화해로 이어질 경우 갈등은 극적으로 수습되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그룹의 자존심을 건 법적 공방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어서 사상 초유의 갈등을 겪고 있는 이들 대기업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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