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결국 발목 잡히나…검찰 "졸피뎀 검출 혈흔, 피해자 것 확인"

입력 2019-09-16 23:20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6)의 3차 공판에서는 검찰이 증인을 통해 고씨의 계획적 범행 증거를 들이대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사건 발생 115일째인 16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고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고씨는 여전히 머리를 풀어헤친 채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들어오던 모습과는 달리 얼굴을 들고 들어와 자리에 앉은 뒤 머리를 쓸어넘기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는 압수물에서 피해자의 혈흔을 확인하고 졸피뎀을 검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 감정관 2명이 검찰측 증인으로 나왔다.
이들은 피고인의 차량에서 나온 붉은색 무릎담요에 묻은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고, 해당 혈흔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증인심문은 혈흔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한 감정관과 혈흔에서 졸피뎀을 검출한 감정관 2명에 대해 따로 진행됐다.
혈흔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한 감정관 A씨는 "붉은색 담요 13개 부위에서 시료를 채취해 인혈(人血) 반응을 시험한 결과 7곳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났으며 이중 DNA 증폭 기술을 통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한 것이 4곳, 피해자와 피고인의 DNA가 함께 나온 것이 1곳"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피해자 단독 DNA가 검출된 혈흔은 피해자의 혈흔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혈흔에서 피해자와 피고인의 DNA가 함께 나왔을 때 피고인의 혈흔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단순히 담요를 만지기만 하더라도 또는 타액 등이 묻어서 검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혈흔에서 졸피뎀을 검출한 감정관 B씨는 "약독물 등 화학감정을 할 때는 DNA 검출과 달리 `증폭`이란 개념이 없기 때문에 검출기기 자체의 분석 한계치가 존재한다"며 "졸피뎀 성분의 양에 따라서 검출될 수도 안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혈흔이 나온 부분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12-4, 12-5 두곳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며 "해당 부분은 피해자의 DNA가 검출된 혈흔"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유정 측은 졸피뎀이 검출된 혈흔이 피해자 것인지, 피고인의 것인지 확인이 안됐다고 주장해왔다.
고씨의 변호인은 계속해서 졸피뎀이 피고인의 혈흔에서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했으나 증인들은 그 가능성에 대해서 부인했다.
이날 고씨의 변호인은 증인심문이 이뤄지기 전에 고씨가 지난 1차 공판 때 하지 않았던 모두진술을 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변호인은 "접견을 통해서 피고인과 주고받았던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며 "피고인이 직접 모두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1차 공판 당시 모두진술할 기회를 줬으나 피고인이 직접 진술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거부 입장을 보이자 고씨는 울먹이며 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본인이 직접 작성해 온다면 5∼10분가량 자신의 의견을 직접 말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법정을 가득 채운 방청객 중 일부는 고씨에 대해 욕설을 하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고유정 측은 계속해서 졸피뎀이 누구의 혈흔에서 나온 것인지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오늘 재판으로 고씨측의 주장이 명백히 거짓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고씨는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는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지난 7월 1일 구속기소됐다.
형사소송법은 기소된 피고인의 1심 구속 기간을 최대 6개월로 규정하고 있어 고유정의 1심 판결은 올해 안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고씨의 다음 재판은 9월 30일 오후 2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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