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머니' 유럽 휩쓰는데…수익률 '쥐꼬리'

방서후 기자

입력 2019-09-17 13:59  

    <앵커>

    최근 한국 자본이 유럽 부동산 시장 최대 투자자로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세계 부동산 시장을 주무르던 중국마저 제친건데,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너도나도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며 매입 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정작 손에 쥐는 돈은 적습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 금융기관은 올 들어 72억 유로, 우리 돈으로 9조4천억원이 넘는 유럽 부동산을 사들였습니다.

    지난해 연간 투자금액인 7조원은 이미 넘어선 지 오래. 개별 딜의 건수로만 따지면 30개가 넘는데, 한달에 서 너개씩 쇼핑한 셈입니다.

    유럽으로 흘러들어간 한국 자본 중 절반 이상은 프랑스 파리로 향했습니다.

    프랑스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피해 영국을 떠나는 자본의 대체 투자처로 떠오른 바 있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독일에서도 조단위 딜이 성사되며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독일 최대 오피스 빌딩인 '더 스퀘어'의 새 주인으로 낙점됐습니다.

    유럽 대표 허브 공항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과 연결된 복합상업시설로, 인수 규모만 약 1조3천억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다만 한국 자본의 이같은 투자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우량한 물건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다보면 매입 가격이 치솟기 마련인데, 그러다보니 수익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파리 중심부의 경우 최근 수익률이 3%를 밑돌고,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어 고수익 투자처로 알려진 폴란드 바르샤바와 포르투갈 리스본도 수익률이 예전만 못합니다.

    그나마 수익률을 만회해주던 환헤지 프리미엄도 1%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을 매입해 연기금이나 공제회에 셀다운하는 증권사들의 경우 매각이 어려워 유동성에 타격을 입습니다.

    실제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렸던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자본적정성 지표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3대 투자자로 꼽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감소 폭이 컸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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