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이 급감하는 등 한일 관계 악화의 영향이 뚜렷해진 가운데 일본 보수 우익 성향 언론에서 여전히 한국을 탓하는 논평이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올해 8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이 전년 동월보다 48% 감소했고 한국인 여행객 의존도가 높은 쓰시마시 등 지역 경제에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교류) 감소의 원인은 한국 사회에서 반일 감정이 높아져 여행을 삼가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것에 있다"라고 22일 썼다.
일본에서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이 신문은 `반일 감정 확대를 걱정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에서는 요즘 "일본 관광 중에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개하는 것이 꺼려지는 분위기"라며 이같이 상황을 진단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관해서는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일본과의 역사 문제로 불매운동이 벌어졌지만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이번처럼 고조한 것은 이례(異例)"라면서 "반일을 애국심의 증거로 삼는 것과 같은 분위기가 생겨서 동조 압력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어 "(한국 측에서) `일본은 한국의 경제 성장을 방해하려고 하고 있다`는 등 대립을 부추기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은 매우 무겁다"고 주장했다.
이런 시각의 논평은 일본이 식민지 지배로 한국인들에게 고통과 상처를 준 사실이나 이에 대한 양국 간 인식 차이가 해소되지 않고 오랜 시간 이어진 역사적 경위를 충분히 고려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과거사에 대한 인식 차이가 최근 대법원판결을 계기로 증폭해 갈등으로 번진 과정 등에 주목하지 않고 한국 정부가 반일 감정을 부추긴 결과라고 보는 것은 한국인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제대로 읽지 못한 표면적·피상적인 분석으로 평가된다.
우익 사관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는 산케이신문 역시 최근 갈등이 한국의 일방적인 조치로 생긴 것이며 이로 인해 한국이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다무라 히데오(田村秀男) 편집위원은 `일요 경제 강좌`라는 코너에서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일한 경제전쟁`이라는 항목이 등장한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한국이) 일방적으로 반일 책(策, 계략이나 계획)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실상과는 다르다"고 22일 썼다.
그는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이나 일본을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을 거론하며 "한국 자신의 손으로 금융위기를 불러들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무리 편집위원은 "위기감을 품은 한국 경제계는 수면하에서 일본에 (통화)스와프 협정 재개 추파를" 보낸다면서 "응하려고 하면 (국내 여론에) 죽임을 당한다"는 일본 재무성 간부의 발언을 소개했다.
한국 정부는 최근 한일 갈등이 증폭한 원인이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경제 현안을 끌어들였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역사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되 한일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지향하는 이른바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어떻게 변명하든 과거사를 경제 문제와 연계한 게 분명한데도 (이를 부정하는 것은) 대단히 솔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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