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일 무역협정 협상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산 옥수수 대량 구매를 약속한 것을 놓고 일본 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일 정상이 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무역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협상 결과를 놓고 일본 내에서 `퍼주기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자리에서 미국산 옥수수 275만 톤(t)을 추가로 수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입액은 600억엔(약 6천639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아베 총리가 일본을 대표해 남은 옥수수를 전부 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수입하기로 한 옥수수는 사료용으로 중국이 구매하려 했다가 미일 무역갈등 악화로 인해 사지 않게 된 물량이다.
문제는 아베 총리가 업계와 사전 협의 없이 미국산 옥수수 추가 구매를 약속했지만, 정작 일본의 관련 업계는 이 옥수수를 수입할 의사가 없다는 데 있다.
도쿄신문은 23일 일본 주요 사료 회사를 취재한 결과 미국산 옥수수 사료를 추가 수입하려는 회사는 전혀 없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모기 유충에 의한 일본 내 사료용 옥수수의 피해가 크다는 점을 수입 이유로 꼽으며 정부가 아닌 민간이 살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의 설명은 달랐다.
모기 유충에 의한 옥수수 재배 피해가 새로 미국에서 옥수수를 수입할 만큼 크지 않아서 미국산 옥수수를 더 수입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은 "미국산 옥수수는 모기 유충 피해를 입은 국내산 옥수수와 용도가 다르다"며 "갑작스러운 (미국산 옥수수 추가 수입) 얘기에 놀랐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의 약속과 달리 일본 업계가 미국산 옥수수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 없는 만큼 미일이 무역협정을 타결한 뒤 옥수수 문제가 양국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7서 만난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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