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아들인 래퍼 장용준(19) 씨의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장씨와 바꿔치기를 해준 당사자(A씨) 사이에 대가를 주고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3일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장씨의 (운전자 바꿔치기에 대한) 대가성 여부 확인을 위해 휴대전화, 통화내역, 금융계좌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대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와 A씨는 지인으로 친밀한 관계"라며 "장씨는 사고 당일 A씨와 동승자를 함께 만났고, 평소 친분이 깊어서 사고 이후 A씨에게 연락했다. 장씨와 A씨의 친밀도를 폭넓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A씨가 대가 없이 범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평소 친밀한 관계인 점을 관련자 진술과 통신 내역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며 "(운전자 바꿔치기) 대가성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고 이후 장씨 가족이 운전자 바꿔치기 범행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건 관계인 전원의 휴대전화 포렌식과 통화내역 분석, A씨 직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장씨 가족과)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장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 운전 치상, 음주운전,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A씨에게는 범인도피 혐의, 동승자에게는 음주운전 방조와 범인도피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장씨의 `뺑소니` 의혹과 관련해 사고 후 미조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충돌 후 최소 정지거리에 대해서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해 분석했다"며 "분석 결과, 피의자 진술, 피해자 구호 조치를 한 점 등을 고려해 사고 후 도주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동승자의 범인 도피 방조 혐의와 관련해, 구체적인 행위는 설명할 수 없다면서도 범인 도피 행위를 지원하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장씨가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에 위·변조나 편집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교통공단에 블랙박스 영상 조작 감정의뢰를 한 결과, 편집 흔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고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추가 감정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장씨가 사고 당시 블랙박스를 수거해 추후 경찰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 "증거인멸은 타인의 증거를 인멸할 때 적용할 수 있어서 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와 관련자들을 각각 2회 소환 조사했다"며 "장씨에 대해서는 구속 요건 기준에 맞춰서 구속 여부를 검토할 것이다.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해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추가 소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이달 7일 오전 2∼3시 사이 마포구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인근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음주측정 결과 장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로 장씨는 다치지 않았고, 피해자는 경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현장에 없던 A씨가 나타나 자신이 운전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고, 이후 장씨가 경찰 조사를 받으며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