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시작부터 800p 급락한 美 증시...기댈 곳은 연준 뿐? [월가브리핑]

입력 2019-10-04 10:05   수정 2019-10-04 08:23

    미 연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더 커져
    [4분기 美 경제, 이대로 괜찮은가?]

    오늘 뉴욕증시, 장 초반만 하더라도 다우지수가 330p 넘게 급락했는데요, 후반 들어서 낙폭을 회복하며 상승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다행인 일이지만, 2019년 4분기 들어 시작한 10월 시장을 보면 마음 편하게 안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10월 1일, 4분기 첫 거래일에는 미국의 제조업 지표 부진에 다우지수가 1.28% 하락했고, 어제 우리가 개천절로 쉬어 갈 때 다우지수는 실망스러운 고용지표로 인해 1.86% 더 하락폭을 키웠습니다.
    단 이틀 만에 850p, 3.1%나 떨어진 셈이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와 전반적인 미국기업 상황을 반영하는 S&P500지수도 흐름이 비슷했습니다.



    원인은 여러가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부진하게 나온 미국 경제지표들도 영향을 줬겠지만 더 치명적인 것은 현재 시장을 누르고 있는 '경기침체 공포'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1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가 미국 경제에 점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장은 그날 그날 작은 이슈가 터질 때마다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더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BMP 캐피털 마켓의 수석전략가인 존 힐은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경기가 현격하게 둔화되고 있음이 각종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 세계증시가 당분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마켓워치 역시 “시장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VIX지수가 이틀 만에 29% 급등했는데, 분기 시작 첫 이틀만 고려해봤을 때 1992년 4분기 이후 27년 만에 최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의견을 살펴봤을 때, 2019년 4분기 전망은 다소 암울합니다. 아마 미국주식을 꾸준히 봐오신 분들은 이번 상황을 지켜보면서 작년 시장을 떠올린 경우가 많으실 겁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미국 주식 전략가는 “3분기 말로 갈수록 점점 더 많은 면에서 작년과, 즉, 2018년 말 시장과 비슷하게 간다는 생각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그래프를 살펴볼까요? 지난해 10월 1일에는 S&P500지수가 2924p까지 올라갔다가 12월 24일에 2351p까지 약 600p가량 하락했는데 이는 세 달 동안 20%가량 조정 받은 수치입니다. 올해 종가는 어떨까요? 10월 1일 기준 2940p, 작년 수치인 2924p와 비슷한 수준이죠. 이런 비교 기준에 비추어 봤을 때 투자자들은 올해도 작년 시장의 추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을 좀 더 살펴보죠.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가펜 수석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제가 침체, ‘리세션’에 빠질 확률이 25~30%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제조업 부문 부진이 다른 섹터로 옮겨갈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얼마 전에 나왔던 제조업 PMI지수가 10년래 최악의 수준을 기록한 걸 의미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만약 소비 지출마저 둔화한다면 리세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는데요, 그동안 미국 경제를 탄탄하게 지탱해왔던 소비 심리마저 무너진다면 향후 증시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예상보다 어렵게 흘러가는 미국경제와 증시 향방 속에,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연준이 올해 말까지 25bp의 금리 인하를 두 번 단행할 것이라는 베팅은 어제 39%에서 오늘 53%로 크게 뛰었습니다.
    CME페드워치 분석에 따르면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수요일 77%에서 목요일인 오늘 93.5%까지 높아졌습니다. 미국 경제 지표 부진과 전반적인 침체 우려에 연준이 9월에 이어 10월 FOMC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를 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등은 기회는 여기서 노려 봐야할 것 같은데요, 작년 시장과 다른 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작년 4분기에는 미중 무역전쟁과 함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졌다면 올해는 미중 무역전쟁은 그대로이지만 금리 인하 기조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우크라이나 의혹을 둘러싼 트럼프 탄핵 이슈나, 떠오르고 있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리스크 등이 존재하지만 우선은 투자자들이 기댈 곳은 연준밖에 없어 보입니다. 10월 말에 있을 FOMC까지 증시 상황 계속 주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경제TV    전세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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