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서 이틀 동안 진행됐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현지시간 11일 끝났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나 시진핑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받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이 1단계 합의에 도달했으며 무역전쟁 종결에 근접해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선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였던 관세율을 30%로 올리려던 방침을 보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약 400억~5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동의했는데요, 이러한 긍정적인 협상 결과에 힘입어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는 일제히 오름세 나타냈습니다.
WSJ
“中 약속 이행되려면 많은 작업 남아있어…중국의 승리”
하지만 이번 합의 결과에 대해서 만족스럽게 바라보는 외신의 시각은 적습니다. 먼저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은 이미 추가 관세를 보류했지만 중국의 약속이 이행되려면 아직 상당한 작업이 남아 있다. 당신이 중국이라면 결과에 매우 만족할 것이다.”라며 사실상 이번 합의 결과가 ‘중국의 승리’라고 평가했습니다.
블룸버그
“이번 합의, 세계 경제 불안하게 만든 가치 있는지 의문”
블룸버그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한 중국의 농산물 수입 규모가 이미 2년 전에 제시한 수준과 같으며, 지식재산권 보호와 통화정책 개선 관련된 약속에 대해서는 세부사항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과연 이번 스몰딜이 장기간 무역전쟁을 벌이며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만든 가치가 있는 결과인지 의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AP통신
“미중 무역전쟁 타결 불구 분쟁 여지가 여전히 크다”
또 다른 기사도 살펴볼까요? AP통신은 ‘미중 무역전쟁 타결에도 불구하고 분쟁 여지가 여전히 크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총론과 다르게 각론 부분에서는 아직 많은 부분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시각을 전달했습니다. 뉴욕타임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합의의 승리라고 설명한 중국의 농산물 구매나 위안화 평가절하 자제는 이미 무역전쟁 직후부터 미국에 약속해왔던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월가의 시각이 부정적입니다. UBS의 아트 카신 애널리스트는 지금의 좋은 감정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이번 합의가 우리를 크리스마스로 인도하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이번 합의가 일시적인 휴전이라고 생각하고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시장에서 다우지수가 장 막판 200p가량 상승분을 반납한 것이 그 증거라고 제시했습니다.
이 외에 많은 전문가들도 우려감을 표시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과 중국의 부분 합의에도 불구하고 관세 인상과 관련해서 상당한 위험(meaningful risk)이 존재한다며 향후 추가 관세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5%의 관세가 발표될 가능성이 60%에 달한다고 내다봤고, 에버코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무역전쟁 종결에 근접했다”라는 발언은 설득력이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더불어 미국이 계속해서 “China’s rise”,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고 애쓴다면 무역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렇듯 외신반응을 살펴보면 사실상 남아있는 과제가 많아 보이는데요, 핵심 의제들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2단계, 그리고 3단계 협상에서 다루어질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합의 완성과 동시에 2단계 합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과 더힐은 11월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을 통해 미중 정상회담, 즉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1단계 합의안에 양측의 공식 서명이 이루어질 전망인데요, 스몰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외신들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하루빨리 달성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경제TV 전세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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