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코스닥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을 찾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건데요.
자세한 내용 증권부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찬바람이 부는 날씨와는 달리 코스닥 시장에는 간만에 온기가 돌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뛰어넘는 이례적인 현상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 8일 하루에만 6조1100억원, 하루 거래대금이 6조원을 넘은 건 코스닥 활황의 끝자락이었던 작년 9월 이후 처음입니다.
10월은 하반기 들어 외국인 순매수세가 처음으로 유입되기도 하면서 시장이 활기를 찾은 모양새입니다.
이 기간 코스닥 거래대금 상위 종목에는 에이치엘비, 신라젠, 헬릭스미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등 바이오주가 포진하고 있어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거래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거래 부진에 시달리는 코스피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입니다.
또 오늘(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는데요.
금리 인하로 증시에 유동성이 돌면서 코스닥시장이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단 긍정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그렇다면 코스닥 시장의 부활, 부흥의 시대를 기대해봐도 되는 겁니까?
<기자>
사실 최근 거래 급증이 임상 결과 등 단순 이벤트 기대감에 의한 것인 만큼 재차 하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 이벤트성의 자금 유입이 아닌 코스닥시장 전반의 부활을 위해선 여전히 해결돼야 과제가 쌓여있기 때문인데요.
먼저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이 관건입니다.
중요한 투자 정보가 되는 기업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코스닥 상장사들이 낸 제재금이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코스닥 상장사 수는 81곳으로 제재금은 사상 최대였던 전년도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거래소가 2016년 불성실 공시 제재금을 최대 1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이는 등 제재 수위를 높였지만 공시 위반 사례는 오히려 늘어난 겁니다.
<앵커>
코스닥 시장 급락에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은 기업들이 공시를 이행하지 않거나 번복하는 사례 등이 크게 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달 들어 전직 임원의 횡령, 배임 등으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상장사만 해도 4곳입니다.
이전 단계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상장사도 대폭 늘어났습니다.
올 들어 실질심사 사유가 새로 발생했거나, 주권매매가 정지된 상황에서 심사를 받아야 할 사유가 추가된 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33곳입니다.
경기부진으로 부실한 경영 상태에 빠진 상장사가 대폭 늘어났고, 이 과정에서 전ㆍ현직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사실상 코스닥상장사들의 대부분이 개인 투자자들로 이뤄진 만큼 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앵커>
코스닥 상장사들의 무상감자도 급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 들어 무상감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무상감자는 기업이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실시하는데, 주주 입장에선 보유 주식의 가치를 날리는 것이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이에 더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자마자 주식양수도와 함께 유상증자를 해서 대주주만 이익을 보고 주주들이 피해 보는 경우가 다반사라 더더욱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또 최근 라임사태로 촉발된 메자닌의 부실도 시한폭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한 펀드 가운데 환매가 중단된 메자닌 펀드는 주로 코스닥 기업의 전환사채에 투자했습니다.
대체로 담보와 신용이 부족한 코스닥 상장기업이 주로 메자닌을 발행해 투자금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이들 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식으로 전환한 사채의 손실이 커지고 아직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은 사채는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환매가 중단된 상황이죠.
따라서 기업 재정상태에 비해 사채가 과도하게 발행한 기업은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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