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강간미수 영상' 남성, 징역 1년…강간미수 '무죄'

입력 2019-10-16 14:44  



귀가하던 여성을 뒤쫓아가 집에 침입하려 하는 장면이 담긴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영상` 속 3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주거침입 혐의는 유죄로 봤으나, 강간미수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김연학 부장판사)는 16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강간)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30)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강간미수 혐의에 무죄 판단이 내려지면서 검찰이 요청한 보호관찰 명령 등은 기각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거 침입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공동현관을 통해 내부에 있는 엘리베이터, 공용 계단 및 복도 등에 들어간 때 이미 주거 침입을 한 것"이라며 "이는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이른 아침에 피해자를 주거지까지 따라 들어가려 한 점, 과거에도 길을 가던 여성을 강제추행한 점, 술에 취한 피해자를 뒤따라가다가 모자를 쓴 점 등에 비춰보면 강간할 의도로 행동했다는 의심이 전혀 들지 않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해자에게 말을 걸기 위해 뒤따라갔다는 피고인 주장을 완전히 배척할 수 없다"며 "강간미수는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려 한) 행위로 인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를 토대로 고의를 추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객관적인 행위를 비롯한 간접사실들을 기초로 피고인이 강간죄를 범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부분이 증명돼야 하고, 단지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처벌한다면 국가형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라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설령 피고인에게 강간하려는 내심의 의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실행에 착수한 것이 인정돼야 미수로 처벌할 수 있다"며 "피고인이 현관문을 치는 등의 행위는 의심 없이 강간으로 이어질 직접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문을 열어보라`는 등의 말도 협박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며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가족과 함께 낙향하겠다고 밝힌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한 피고인의 범행은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야기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신체에 대한 직접 위해를 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볍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일반적인 주거침입과는 다르다"며 "피해자의 주거 평온을 해함으로써 성범죄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야기한 사실만으로도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조씨는 지난 5월 28일 오전 6시 20분께 신림동에서 귀가하는 여성을 뒤쫓아간 뒤 이 여성의 집에 들어가려 하고,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갈 것처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의 이런 모습이 담긴 영상은 `신림동 강간미수 폐쇄회로(CC)TV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경찰은 애초 주거침입으로 조씨를 체포했으나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 또한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강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고, 조씨 측은 "강간 의사를 갖고 따라간 건지, 술을 마시자고 하려고 따라간 건지 명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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