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화장품에 '아토피' 표기 못한다..."치료 지연 원인"

입력 2019-10-23 09:11  



기능성 화장품에 표기된 아토피 질병명이 빠진다.
화장품에 의존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학계와 환자단체의 우려를 반영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런 내용의 화장품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1월에 입법 예고하고 의견수렴과 법제처 심사를 거쳐 내년 중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개정안은 기능성 화장품에 표기할 수 있는 아토피, 탈모, 여드름 등 피부과 질환 중에서 아토피는 제외했다. 다만 탈모와 여드름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능성 화장품에 아토피, 탈모, 여드름 등 피부질환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한 화장품법에 대해서는 그동안 학계와 환자단체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대한피부과학회, 소비자시민모임 등은 지난 6월 기자회견을 열어 "질병 이름을 표시한 화장품이 마치 해당 질병에 의학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오인하거나 화장품에 의존해 치료 시기를 놓쳐 질병이 악화할 수 있다"며 아토피 등 질환명이 포함된 기능성 화장품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이들은 특히 "아토피는 알레르기 테스트를 통해 원인 물질을 피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화장품에는 여러 성분이 들어있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성준 대한피부과학회장은 "환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화장품을 접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치료가 지연되면 결국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식약처는 2017년 5월 30일 기능성 화장품의 종류를 대폭 넓히는 내용의 개정 화장품법과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기능성 화장품 심사 규정 등을 시행했다.
관련 법안은 기능성 화장품에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차단에 이어 탈모 완화, 여드름성 피부 완화, 아토피성 피부 보습 등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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