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이재용...'세기의 재판' 쟁점은?

신동호 기자

입력 2019-10-25 17:46   수정 2019-10-25 17:32

    <앵커>

    앞서 보신것처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이 끝났습니다.

    첫 공판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지난해 2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고 석방된 이 부회장은 627일만에 법정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부회장은 검은색 정장을 입은채 굳은 표정으로 나타났는데요. 다소 긴장했지만 평소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법원 앞에는 100여명의 취재진들과 시위 인파들로 발 디딜 틈 없었습니다.

    <앵커>

    세기의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재판에서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의 형량이 어떻게 결정되느냐가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주요 쟁점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만약 대법원의 판단이 유지된다면 이 부회장의 뇌물 액수가 늘어 형량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삼성은 또 다시 경영공백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파기환송심은 재판부가 삼성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제공한 34억원치의 말 3마리·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의 성격과 감경사유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가 핵심인데요.

    크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가장먼저 비선실세의 요구인가. 아니면 부정한 청탁의 대가이냐 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요죄의 피해자가 아니라 뇌물공여자라며 뇌물액 70억원을 제공했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은 신 회장이 청탁을 위해 70억원을 출연했다고 보면서도, 신 회장이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앞서 유사한 사건인 이 부회장의 경우도 최씨에 대한 강요죄를 무죄로 판단하고 말 구입액과 영재센터 지원을 뇌물로 인정해 뇌물액수가 86억원으로 높아졌습니다.

    다만 이 뇌물이 승계작업을 위한 부정한 청탁이 아니라 대통령의 권한에서 파생된 포괄적 뇌물공여라고 적시했습니다.

    즉 비선 실세가 먼저 요구한 불가피성(수동적 뇌물)일 뿐 스스로 부정한 청탁을 하려 했던 의도가 아니라고 봐 파기환송심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죄 판단에서 금전적 제공을 뇌물로 보느냐, 횡령으로 보느냐도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라죠?

    어떤가요?

    <기자>

    바로 양형을 가르는 핵심 쟁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법원이 이를 뇌물로 보는지 횡령으로 보는지에 따라 실형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뇌물죄는 받는 사람과 달리 준 사람의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하지 않아 형량이 높지 않습니. 뇌물액수가 얼마가 되든지 간에 집행유예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부회장의 뇌물로 인정된 액수가 삼성 자금의 횡령액으로 적용된다면, 횡령액이 50억원이 넘어갈 경우 5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중범죄로 실형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뇌물을 공여한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결국 86억원이 모두 뇌물액수로 인정받는 게 집행유예 선고를 받는 데 유리한 셈입니다.

    <앵커>

    이번 파기 환송심의 최대 변수는 작량감경입니다. 감형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인데 어떻게 되나요?

    <기자>

    정상참작 사유가 있을 때 법관의 재량으로 형량을 절반으로 감형할 수 있는 게 작량감경인데요.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 입장에서 감경요인을 적용할 변수가 많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대법원은 비선 실세의 요구에 따른 뇌물공여라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여기에다가 삼성이 피해를 본 금액을 본인 사재로 반환한 것도 감경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형량이 높은 재산국외도피 관련 혐의가 무죄로 인정받았다는 점도 청탁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게 아니었다는 점을 확인해줬습니다.

    여기에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하는 시점에서 재계 1위의 기업이 또다시 오너 리스크에 휘말릴 경우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재판부에게는 고려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삼성 측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총수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또다시 직면한 삼성은 무건운 분위기 속에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일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지만 이 또한 특별한 행사없이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결과가 나오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이 파기한 이유를 명확히 명시했고 추가 심리가 크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은 길어도 6개월 이내에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산업부 신동호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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