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AP·AFP·로이터 등 외신이 27일(이하 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오전 중대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공지, 트럼프 대통령이 알바그다디의 사망 소식을 직접 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AFP통신은 미군의 시리아 이들립 지역 공습으로 알바그다디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알바그다디는 미 특수작전부대가 몰려들자 입고 있던 자살폭탄조끼를 터뜨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AFP에 전했다.
이들립주 북서부의 한 군벌 사령관은 공습이 지난 26일 자정이 지난 시간에 터키 국경 인근의 브리사 마을에서 실시됐으며 헬기와 전투기 등이 투입됐고, 지상에서 충돌도 있었다고 밝혔다.
알바그다디를 타깃으로 한 이번 군사 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승인하에 비밀리에 진행됐다.
앞서 시사지 뉴스위크는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알바그다디가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가 밤사이 미군이 알바그다디를 겨냥한 군사 작전을 실행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알바그다디 사망 소식은 이란 정부에도 전달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장으로부터 소식을 들은 시리아 정부 관리가 이란에 알바그다디 사망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리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알바그다디는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서 IS 수립을 선포한 인물로, 서방 정보당국은 5년 동안 그의 소재를 추적해왔다.
특히 미국은 알바그다디에게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라덴과 같은 2천500만달러(한화 약 290억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그를 쫓아왔다.
미군 주도 연합군이 IS 소탕을 위해 뒤쫓는 가운데 그동안 알바그다디의 사망설이 수차례 보도됐지만 매번 오보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들은 ABC뉴스에 이번 공습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신원 확인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미 언론이 앞다퉈 알바그다디의 사망 소식을 보도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주 큰 일이 방금 일어났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큰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로부터 한 시간 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일 오전 9시(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오후 10시) 중대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기들리 부대변인 또한 더 이상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중대 발표가 어떤 분야에 관한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중대 발표`가 알바그다디의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 한 관계자도 CNN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외교 정책과 관련이 있다고 귀띔해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중대 발표 장소가 백악관 내 외교접견실이라는 것도 이런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주말 밤인데도 백악관 관계자들은 퇴근하지 않은 채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CNN은 전했다.
AP통신도 `세계 최고 현상수배범`인 바그다디가 사망 소식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두고 `아주 큰 일이 방금 일어났다!"며 애태우는 듯한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바그다디의 사망 소식을 듣고 올렸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중대 성명`이 다른 사안에 관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의혹을 둘러싼 탄핵 조사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후폭풍으로 정치적 곤경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휘말려 미 하원의 탄핵 조사에 직면해 있다.
또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한 미군 철수를 명령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미국의 동맹군으로 싸운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침공을 묵인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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