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와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는 이른바 `탈원전`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발전소로 꼽힙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해체와 신설이 동시에 진행 중에 있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배성재 기자가 고리·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KTX 울산역에서 1시간 가량을 달려 도착한 고리와 새울원자력본부.
해안가를 따라 거대한 둥근 돔들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원전이자 가동된 지 40년이 지난 가장 `큰 형님`, 고리1호기도 모습을 드러냅니다.
제 뒤에 보이는 원자력 발전소가 지금은 영구 정지한 고리1호기입니다.
고리1호기는 이르면 2022년부터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 중엔 최초로 해체에 들어갑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예측하고 있는 원전 해체시장 규모만 향후 100년간 549조원.
거대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원전 해체 산업을 국산화 하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득기 고리1호기 안전관리실장
"2015년에 정부 (원전 해체) 정책이 발표될 때 총 58개의 상용화 기술이 필요하다고 봤고요. 미확보 기술은 2021년까지 완료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리1호기가 해체를 앞두고 있다지만 차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새울원자력본부에서는 새로운 원전이 건설 중입니다.
발전소 건설을 놓고 2017년 3개월 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쳤던 신고리 5·6호기입니다.
당시 원전의 안전성이 화제가 되었던 만큼, 새로 지을 원전의 방점도 안전에 찍혀있습니다.
<인터뷰> 강영철 새울원자력본부 제2건설소장
"현재 신고리 5·6호기 사업 종합공정률은 약 50% 정도 진행이 되고 있고요. 신고리 5·6호기 내진 설계는 규모 7.0보다 강화된 규모 7.3 수준에도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내진 성능을 향상키켰습니다."
신고리 5·6호기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설계인증을 취득한 APR1400, 이른바 `한국형 원전` 노형이 적용됩니다.
APR1400은 지난 8월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 신고리 4호기에 이미 적용되어 있습니다.
UAE 바라카 원전에 수출한 원전도 바로 이 APR1400 노형입니다.
실제로 신고리 3·4호기에서는 원전 가동 노하우를 배우고 있는 UAE 측 인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술탄 알 블리쉬 / UAE 관계자
"바라카 원전은 아직 건설 단계이기 때문에 한수원으로부터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기 위해서 왔습니다. 특히 출입 보안이 철저했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처럼 정부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통해 원전의 설계부터 해체에 이르는 전(全) 주기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른바 `탈원전` 논란 속의 중심이었던 고리와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온갖 논란 속에서도 한국의 원전 설계와 해체 기술을 위한 거대한 실험장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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