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9일)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대상이 민간 아파트로 확대됐습니다.
구체적인 대상은 다음 달에 정해지겠지만, 일단 서울은 스물다섯 개 구가 모두 사정권에 들었는데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 강남 재건축 아파트 조합들이 통매각을 진행하는 등 곳곳에서 부작용이 일고 있습니다.
이주비 기자입니다.
<기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첫날부터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와 강남의 한 재건축 아파트 조합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서울 반포의 한 재건축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을 한꺼번에 임대사업자에 팔기로 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분양가가 3.3㎡당 3,000만 원대로 떨어질 수 있어, 조합원들은 추가 분담금을 내야 합니다.
임대사업자에게는 3.3㎡당 6,000만 원으로 팔아 수익성을 극대화 하겠다는 계산입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일반 분양 물량을 통째로 팔려면 정비계획을 바꿔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터뷰] 국토교통부 관계자
"분양가 상한제 회피 수단이나 사업성 극대화를 위해 제도상의 형식 논의만 갖고 활용하겠다는 거잖아요. 의도 자체가 법이 규정하고 있는 취지에 전혀 맞지 않고 절차상에서도 명백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안된다고 판단하는 거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가운데 일반분양 통매각을 놓고 결국 정부와 재건축 조합의 갈등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조합은 통매각 후속 행정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법리 논쟁으로 불붙을 전망입니다.
[인터뷰]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조합 관계자
"행정소송으로 저희가 소송을 해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저희가 갈 거예요. (정부가) 법으로 자신이 없으니까 겁주는 거예요. 저희는 신경 안 씁니다."
문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확정될 경우 논란이 다시 거세질 수 있다는 겁니다.
개정된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이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집값 불안을 우려해 정부가 동 단위 핀셋 지정을 예고했는데, 첫 지역으로 강남3구와 마·용·성이 거론됩니다.
한편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도 서울 집값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어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강남3구와 용산구 등의 집값 크게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17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다음달 입주 물량은 지난해 대비 반토막이 나는 등 공급 감소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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