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도심에 멧돼지가 출현하는 횟수가 부쩍 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0시 58분께 부산 사상구 보훈병원 주차장 부근에 멧돼지 2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비슷한 시각 강서구에 있는 경마장 부근에서도 멧돼지 3마리가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출동해 수색했지만, 멧돼지는 모두 달아났다.
앞서 6일 오전 7시 30분께 남구 대연동 한 주택가에서 경찰이 실탄을 쏴 멧돼지 1마리를 사살했다.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 사이 부산에서 112에 접수된 멧돼지 신고는 8건, 15마리가 나타났다. 이 중 3마리는 차에 치여 죽거나 사살됐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멧돼지 출몰 신고는 49건, 83마리에 달했다.
이 중 16마리가 사살 또는 로드킬 됐고, 67마리는 인근 산으로 달아났다.
다행히 멧돼지 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번식기를 맞아 매년 이맘때 도심에 멧돼지가 나타났지만, 올해는 출현 빈도가 더 늘었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그 이유를 두고 경남·울산 등 부산 근교에서 수렵을 피해 달아난 멧돼지들이 부산으로 모여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도범 야생생물관리협회 부·울·경 사무국장은 "경남, 울산에서 매년 8월에서 11월 말까지 기동포획단을 운영해 대대적인 유해조수 포획을 하는데 이를 피해 멧돼지가 부산 도심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멧돼지 포획 상금(10만원)은 예년보다 줄어 포획단 활동이 예년보다 위축된 상태다.
가을로 접어든 산에 먹이가 부족해 도심으로 내려오는 멧돼지가 많아졌다는 주장도 있다.
최인봉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 회장은 "먹이 싸움에서 도태한 멧돼지가 산을 벗어나 도심까지 오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도토리 등을 등산객이나 시민이 가져오기도 해 멧돼지 먹이가 더욱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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