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차사건 복역 윤씨 "주민들도 격려…억울한 사람 돕고싶다"

입력 2019-11-20 23:13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하는 윤모(52)씨가 20일 "명예를 되찾으면 나같이 억울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재심 청구 이후 심경을 밝혔다.
윤씨는 이날 청주시 흥덕구 충북NGO센터에서 현재 거주지인 청주 지역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사 과정에서 변호인 등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해 억울한 상황에 빠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경기 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윤씨는 자신의 거주지인 청주에서 도움을 준 취재진을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밝은 표정으로 담소를 나누고 그간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전과자로 낙인 찍혀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최근 언론 등의 지나친 관심으로 당혹스러웠던 적도 있었다"며 "지금은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으로 재심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잘 모르는 이웃 주민도 동네에서 보면 `힘내라`고 격려 말씀을 해주고 직장에서도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면서 "그동안 도와준 교도관, 변호사, 복지시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윤씨는 "억울하게 범죄자로 몰리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하늘이 주신 기회로 억울함을 풀게 된 만큼 앞으로는 사회에서 냉대받는 전과자나 장애인 같은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도 했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검거된 윤 씨는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으나,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이춘재가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 사건과 다른 4건 등 14건의 살인이 자신의 범행임을 자백하자 뒤늦게 누명을 주장하고 나섰다.
윤씨는 지난 13일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등의 도움으로 수원지법에 재심을 정식으로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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