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임박'...민주당 "안되면 빼고" vs 한국당 "끝까지 저지"

입력 2019-11-24 17:59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 선거법 개정안(29일 부의)과 검찰개혁 법안(12월 3일)의 본회의 부의가 다가오면서 여야의 대립이 24일 더 격화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선거법의 골자인 연동형 비례대표제(연비제)와 검찰개혁 법안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원천 반대할 경우 한국당을 뺀 군소 야당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이를 위한 채비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반면 이날로 황교안 대표가 5일째 단식 투쟁 중인 한국당은 청와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총력 저지에 나서겠다는 결의를 다지면서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를 여당에 강하게 요구했다.
여야간 대립으로 합의 처리 가능성이 작아지고 제2의 패스트트랙 충돌 우려는 고조되는 모습이다. 다만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협상 가능성은 끝까지 열어두고 있어 막판 극적타결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이날도 한국당 황 대표의 단식 투쟁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국회에서 협상으로 풀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 대표가 장외에서 강경 투쟁을 벌이면서 정국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황교안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공수처 설치 저지를 위한다면서 `구국을 위한 단식` 운운하며 명분도 공감도 없는 자신만을 위한 단식을 하고 있다"면서 "황 대표는 더 무의미한 단식을 중단하고, 정치의 정상화에 힘을 보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강경 반대 투쟁을 이어가면서 조만간 군소 야당과의 공조 체제를 공식화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은 물밑에서 개별적인 접촉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부의가 임박한 만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및 창당 진행 중인 대안신당이 참여하는 `4+1 테이블`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패스트트랙 처리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도 끝까지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이날 황교안 대표가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총력 저지 결의를 다졌다.

황 대표가 단식에 내걸었던 3가지 요구 사항 중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는 정부의 조건부 연기 결정으로 해결된 만큼 여세를 몰아 연비제와 공수처법 철회에 당력을 집중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문재인 정권의 장기집권 음모를 위한 패스트트랙 법안인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한국당은 절대적으로 저지해야 할 것"이라면서 "끝까지 저지 투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의 단식으로 한국당의 투쟁 분위기는 계속 강경해지고 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의총에서 "만약 황 대표가 버티지 못하고 병원으로 실려 가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면서 "`우리 국회의원 전부가 총사퇴할 테니 대표님은 단식 멈춰 주십시오`라고 얘기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여야의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협상의 목적이 일단은 연비제와 공수처 저지에 있기는 하지만 협상 방침을 밝혔다는 것은 시점상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해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면서 "한편으로는 협상, 다른 한편으로는 저지 투쟁을 통해 이 장기집권의 음모를 분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선거법의 경우 내년 총선 규칙이라는 점에서 제1야당을 빼고 일방 처리할 경우 역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이해찬 대표도 지난 21일 정치협상회의에서 "가능하면 강행 처리를 피하고 싶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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