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건강 급격히 악화…"사람도 못 알아봐" 구급차 대기

입력 2019-11-26 22:43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6일 단식 일주일째를 맞아 건강이 급격히 악화했다.
한국당 최고위원단은 이날 저녁 청와대 앞에 있는 황 대표의 단식농성 텐트를 방문한 뒤 기자들에게 그의 건강 상태를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의료진은 황 대표에게서 `단백뇨`가 나오고 있다면서 `혈뇨`로 진행돼 위급한 상황에 놓이기 전에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진단했다.
약사인 김순례 최고위원은 "의료진과 말씀을 나눴는데, 황 대표는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며 "조금만 혈뇨가 나타나면 어떤 수를 쓰더라도 병원으로 모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위 속에 노숙 단식이 길어진 탓으로 황 대표 주위에선 보고 있다. 김도읍 대표 비서실장은 "황 대표가 오늘 물을 1ℓ도 못 마셨다"며 "사람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거의 말씀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 얘기를 듣는 것도 힘들어하고, 눈만 껌뻑거린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단식농성장 옆에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를 전후해 농성장을 찾은 데 이어 밤에도 텐트에 들어가 황 대표의 상태를 살폈다.
황 대표는 작은 목소리로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아직 더 있어야 한다"며 주위의 입원 권유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보라 최고위원은 "(병원행을) 설득했지만, 본인의 의지가 너무 완강하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도 황 대표를 만나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병원행을 원하지 않고 계셔 정말 안타깝다"며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고 계시는데, 여기에 대한 여당의 성의 있는 태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농성장 주변에 구급차를 대기시켜뒀다.
황 대표 곁에서 매일 밤을 보내고 있는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날이 춥고 바람에 천막이 펄럭이는 소리 때문에 황 대표가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며 "자다 깨기를 반복했다"고 했다.
황 대표 텐트에는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유승민 의원이 방문, 황 대표가 단식 요구 조건으로 내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을 국회에서 함께 저지하자며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유 의원은 황 대표를 만나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것 같다.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단식을 좀 중단하셨으면 좋겠다"고 만류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유 의원은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대해서는 어차피 문제의식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막아내야 하니 국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고, 황 대표는 "고맙다"고 반응했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은 각자의 오른손을 맞잡은 채 2∼3분 동안 얘기를 나눴다.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는 황 대표가 마스크를 벗으려 하자 유 의원이 "벗지 마시라"고 말렸다고 함께 있던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연합뉴스에 전했다. 지 의원은 "실내와 실외에서 하는 단식이 다르다던데, 그런 게 확 느껴질 정도로 정말 안 좋아 보이더라"고 했다.

오후에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방문했다. 손 대표는 황 대표에게 "빨리 일어나서 손잡고 좋은 나라를 같이 만들자"며 단식을 말렸다. 황 대표는 이번에도 "고맙다"고만 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한국당 상임고문단도 황 대표를 찾았다. 박 전 의장은 "이 나라 민주주의는 이렇게 싸워서 지켜왔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전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위로방문하고 나서 오후에 청와대가 텐트를 철거해달라는 입장을 통보한 데 대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텐트를 철거한다고 해도 민심 저항을 막을 수는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위선적이고 옹졸한 태도를 버리고, 황 대표를 만나 통 큰 결단을 해달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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