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은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대한항공 우기홍 부사장을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고 조양호 회장이 앞서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조원태 회장과 우기홍 부사장 2인 대표체제로 운영돼왔다. 지난 1987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우 신임사장은 기획관리실,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부사장에 임명됐다. 대한항공은 또 이승범·하은용·장성현 전무 등 3명을 신임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사진] 왼쪽부터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노삼석 한진 대표 ,유종석 한국공항 대표
여기에 고(故) 조양호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과 서용원 한진 사장,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 등을 용퇴시키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조 전 회장의 복심으로 불렸던 석 부회장은 대한항공 부회장직에서 물러나고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만 맡는다. 석 부회장은 올해 초 한진칼 주총에서 한진 대주주 일가와 경영권 분쟁 중인 2대 주주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반대에도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지난 2014년부터 한진그룹 물류업체인 한진의 경영을 맡아왔던 서용원 사장과 2017년부터 항공기가 계류장에 머무르는 동안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제반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계열사 한국공항의 경영을 맡아온 강영식 사장도 퇴임한다. 한진그룹은 서용원 한진 사장의 후임으로 현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 노삼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의 후임에는 현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 유종석 전무가 새 사장으로 임명됐다.
조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기존 6단계(사장·부사장·전무A·전무B·상무·상무보)였던 임원 직위 체계를 4단계(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축소했다. 임원 수도 그룹 전체적으로 20% 가량 줄이는 동시에 젊고 유능한 인재를 중용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었다. 대한항공의 경우 임원 수가 약 27% 감소했다.
대한항공이 임원을 줄이기로 한 데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일본노선 여객 수요 감소, 화물사업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조 회장은 최근 미국 뉴욕의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내년까지 국내외 경기가 나쁠 것으로 전망돼 걱정"이라며 "비용 절감 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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